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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소망은 이뤄진 다음에 또 새로운 소망들을 낳았다. 나는 아르메니아와 그린란드에 가 보고 싶어졌다. 습도 조절이 잘 되는 공간에 하프시코드를 놓아두고 때때로 연주하고 싶다.
언젠가 자신이 관심 있어 하는 분야가 어떤 것이냐는 질문에 큼지막한 대분류로서 과학, 음악, 외국어라고 답한 적이 있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내 삶의 방향과 양식은 그 답에 맞춰 흘러가고 있다. 아무튼 저기 쓰인 소원들과 더불어 내 과학적 야망(?)만 성취한다면 바랄 것이 없는 듯 하다.
그런데 가만, 여기에 더하여 새로운 분야의 소원을 적어낼 수 있을까? 아니, 생각이나 해 낼 수 있을까? 돌이켜 보면 내가 몸담지 않은 전혀 다른 분야에 대한 꿈을 꾸는 것도 일종의 축복과 같은 것이다. 이제는 내가 속한 분야를 돌보고 거기서 열매를 얻어내는 것만 해도 벅찰 지경이니까. 그게 바로 어른들이 말하는 '젊음의 특권'이 아닐까 싶다. 나는 이제 애매한 과도기를 지나가고 있는 듯 하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