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기간이었지만 함께 일했던 박사후연구원이 아래와 같은 메시지를 남기고 갔다:


... 그동안 너무 감사했습니다. 연구를 시작할 때, 가설을 세우고 실험으로 증명하고 실패하며 나아가는 과정이 너무 즐거웠었어요. 박사 과정을 거치며 어느 순간 무덤덤해지고, 기계적으로 변하고, 그 자리에 멈춰버렸던 것 같아요. 조금 변화를 주기 위해, 제 나름 과감히 선택해서 왔던 곳인데,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많은 것을 얻어가게 된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다들 건강하시고, 또 올게요!


연구원을 지도하는 사람으로서 이보다 더한 사의(謝意)의 표현을 다시 들을 수 있을까. 첫 석사과정 학생이 입학할 때 '높은 impact factor의 논문을 쓰는 것보다 좋은 science를 하는 것이 우리 연구그룹의 목표'라고 한 적이 있는데 어느새 지향하던 바를 차근차근 이뤄나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희망이 생겼다.


KIST 전북은 위치가 위치인만큼 많은 사람들이 대체 왜 거길 가나 기이하게 생각할 만도 하지만, 연구를 해봤다 싶은 사람들이라면 인정할 만한,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연구소이다. 과장 조금 보태면 시설도 잘 갖춰져 있고, 박사들 사이의 협업 의지도 강하고, 돈(!)도 많고, 과제(!)도 많고, 찾아오는 학생도 꾸준히 있고, 사람들의 사고도 열려있는 편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요즘, 이곳에서 연구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었음에 새삼 감사한 마음이 든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