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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 반 공연 시작이었지만 실제로 U2가 나와서 공연을 진짜 진행한 것은 거의 2시간이 훌쩍 넘어서인 9시 40분경부터였다. 거의 2시간 정도 공연을 했는데, 무대에 설치된 (아마 살면서 본 것중 가장 큰) 전자 디스플레이에 깜짝 놀랐고, 생각보다 나이가 많아서 두 번 깜짝 놀랐으며, 아일랜드 사람인데 미국을 너무 찬양하기에 세 번 놀랐다. 이분들의 노래는 단 한 번도 들어본 적 없었기에 따라 부르면서 몸을 흔들어댈 수는 없었지만, 파워풀한 음향과 쉬지 않고 질러대는 보컬의 목소리,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거대한 크기의 영상이 나를 압도했다. 고백하건대 이날 귀를 멍멍하게 만들었던 음악 소리 세기는 예전에 홍대에 있는 클럽 '마마'에서 끊임없이 울려퍼졌던 음악 소리만큼이나 거대했다.
우리 나라에서는 록밴드 공연이라고 하면 주로 20대가 관객의 주를 이루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날 관객의 연령층은 참으로 다양했다. 물론 이들의 공연이 앨범 발매 30주년 기념이라고 하니 당시 록 음악에 심취했던 청년들이 지금은 당연히 4~50대가 되었음이 당연하겠지만 말이다. 봄에 열린 재즈 페스티벌, 그리고 지난 달에 있었던 레이디 가가 공연에 갔을 때에도 느낀 것이지만, 여기 사람들은 음악 공연에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것 같다.
아무래도 록보다는 재즈를 감상한 경험이 훨씬 많고, 또 록과 비교하자면 재즈에 대한 역사나 이론에 대해서는 잘 아는 편이라고 할 수 있으니 어쩔 수 없이 재즈에 내 관심과 사랑이 기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럼에도 록이라는 장르가 가지는 굉장한 힘, 그리고 저항이라는 표어로 나타낼 수 있는 록의 상징성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해야 마땅할 것이다. 실제로 U2의 공연 중에는 다양성, 성평등과 같은 주제를 가진 노래들이 소개되었는데, 이러한 사회참여적 목소리가 굉장히 절제되어 있는 재즈에 비해 록이 굉장히 진취적이며 역동적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마 그렇기에 20대의 젊은 사람들이 보다 조금 더 록에 심취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 보았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