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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가 그의 신앙 여정에 큰 영향력을 줄 것은 없다. 나와 띠동갑으로 어린 이 친구도 나처럼 오랫동안 어렸을 때부터 다녔던 교회를 죽 다니다가 의문과 회의감을 해결하기 위해 교단을 옮겨 성공회로 정착한 경우이다. 한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중간에 천주교에 잠시 몸담아 토마스라는 세례명을 진즉 가지고 있었다는 것 정도? 여전히 성공회에는 다른 개신교 교단에서 유입되는 청년 신자들이 더러 있다.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일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래도 신앙을 잃지 않고 사력을 다하는 것같아 격려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나 또한 그런 고민을 오랫동안 겪어보았으니.
처음에 후견인은 결혼을 해서 번듯한 가정이 있는 아저씨나 아주머니가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했었다. 그러나 신부님은 신앙의 본이 될 수 있는 견진 교인이라면 누구든지 누군가의 후견인이 될 자격이 있다고 말씀하셨고, 나는 감히 그의 후견인이 되겠노라고 요청을 드렸다. 사실 누군가의 후견인이 되는 것은 나 자신을 위해서도 굉장히 유익한 일이다 ― 왜냐하면 내 신앙이 나만의 것이 아님을 다시 한 번 확인함과 동시에, 서로의 신앙을 돋우어야 할 사명감을 보다 확실하고 직접적으로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니 생각나는 한 가지. 내 견진 후견인은 미니애폴리스에서 기거할 시절 함께 성가대를 했던 Phillip이었다. 연세 지긋하시지만 젊은 마음을 간직하고 있으신 그 분. 언젠가는 미니애폴리스를 다시 방문하는 날, 잘 성장해 왔다는 모습을 꼭 보여드리고 싶다. 그리고 내 신자 영접식 후견인이신 김태원(베드로) 아버님은 하느님 품 안에서 평안한 안식을 누리시기를.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