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2008 제1청년부 정기 총회]
Date 2008.10.26


일부러 매섭게 굴었다. 뭔가 냉정하고 오만하게. 왜냐하면 그래야 내 실질적인 임기가 끝을 고할 수 있었을테니까.

오늘 제1청년부 정기 총회가 있었다. 청년부의 정기 총회는 새로운 12달을 이끌어 갈 임원을 뽑는 날. 물론 회칙 심의, 사업/회계 보고 등 굵직한 일들이 많긴 하지만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건 뭐니뭐니해도 임원을 새로 뽑는 것이다. 누군가를 '선출'한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우리 공통이 져야 할 책임을 지우는 거룩한 시간일 뿐 아니라 내가 어떤 모임의 일원으로서 활동하는 귀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5년 11월부터 2008년 10월까지 임원을 맡아왔으니 거의 만 3년간 임원활동을 맡아왔다. 서기 1년, 부회장 1년, 총무 1년. 작년에 총무로 선출되었을 때 나는 '2년 뒤에는 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이니까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고 열심히 일하겠다.' 라고 말했었다. 그리고 그것은 실현되었다. 올해 나는 일단 '회장/부회장/총무/서기/회계' 라는 임원 명단에서 제외되었다. 내 바람대로 한 번도 이 자리를 맡아본 적이 없는 새로운 사람들이 이 임원 자리를 맡게 되었다. 내가 올해 한 번 더 임원직을 맡게 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나에게도, 우리 청년부에게도.

교회 임원은 특별한 능력을 요구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헌신하는 마음과 기도하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 임원이 되면 엄청나게 많은 일들로 고생하게 될 것 같지만 '그 시간에 할 다른 일'을 생각하면 큰 차이 없다. 어쩌면 내가 임원을 안 맡아왔으면 전보다 좀 더 잘 수 있었을 테고 공부하는 데 시간을 보탰을 수도 있겠지만 그랬다고 지금보다 언제나 좋은 결과를 불러왔을런지 모르겠다. 아니, 오히려 교회를 멀리하고 예배를 등한시했다면 더 안 좋은 결과를 '초래'했을 지도...

아무튼 이제는 평회원의 입장으로 청년부 일에 참여한다. 임원이 아니더라도 내가 몸담은 모임에 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게 당연하지 않겠나. 신임원들에게 아낌없는 격려와 박수를 보낸다 :)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