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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올해 2월처럼 유난히 바쁘고 또 마음이 어지러웠던 적이 없었는데,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업무로부터 멀어지는 설날 연휴가 월초에 있었기 때문에, 2월에 해야 할 그 모든 일들은 안그래도 짧은 2월의 후반부에 집중적으로 해야 할 운명이었다는 것을 미리 밝혀두어야겠다. 다시 말하자면, 2월 후반 업무 밀도가 최소 2배는 되었다는 것이다. 일단 두 번의 워크숍이 2월 셋째 주에 예정되어 있었고, 음주로 점철된 두 번의 워크숍 기간 동안 일을 할 수 있는 상황은 결코 아니었다. 2월 마지막 주는 독일 출장으로 온전히 반납해야 한다는 것 역시 미리 정해져 있었다. 출장 기간 중 30분의 영어 발표를 준비해야 했고, 독일로 출장 온 주간에 글로벌 모빌리티 프로그램 선정평가가 있어서 ㅡ 오늘 아침에 했다. ㅡ 화상 회의 시스템으로 접속해서 발표 평가를 치러야했던 건 덤이었다. 왜 이렇게 바빴나 생각해보니, 올해 R&D 예산 삭감으로 인한 과제 협약 변경 및 갱신도 2월 중에 해야 할 일이었고, 이 업무와 관련해서 은근히 챙겨야 할 일들이 많아서 시간을 꽤 많이 잡아 먹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공고하는 과제가 갑자기 몰린 것도 2월 중후반이었고, 결과적으로는 지원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되었지만 최종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과제 관련 논의를 하느라 마음 한 켠 어딘가가 늘 켕겨 있었다. UST 강좌 녹화를 위한 자료 및 원고를 작성해야 하는 것도 2월 말까지 해야 할 일이었다. 아, 글로벌 석박사 인턴십 프로그램도 그렇고 핀란드의 알토 대학(Aalto university)과 교환 학생 및 진행 연구에 관한 논의도 진행해야 했다. 이걸 2월 안으로 다 해낼 수 있을 지 걱정이 가득했던 내가 2월 중순에 '망했다!'라는 말을 달고 살았던 데는 다 이런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일은 하나하나씩 처리된다. 걱정이 내 일을 덜어주는 건 결코 아니었다. 하긴 걱정해서 일이 줄어드는 거라면 하루종일 걱정근심하며 보내면 되겠네. 제 나름의 경험과 시간이 결국 해결해 주더라. 3월 4일에 프랑크푸르트발 비행기로 귀국하게 되는데, 떠날 때와는 다르게 뭔가 홀가분한 기분으로 한국 땅을 밟을 수 있을 것 같다.
아, 올해 예정된 독일 방문이 무척 많다. 당장 3월 말에 드레스덴(Dresden)으로 가는 일정이 확정되었고,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8월 경에 라이프치히로 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어쩌면 11월에 Victor의 결혼식에 갈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되면 올해 독일에 무려 4번이나 가는 셈이다. 어쩐지 독일어를 배워야겠다고 그렇게 생각이 들더니. 2024년에는 정말 독일어를 어느 정도 마스터해야겠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
독일 친구 Bernd 왈, 내 독일어가 무척 늘었다며 칭찬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