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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를 마시며 경기를 보노라니 미네소타 포닥 시절이 떠올랐다. 시즌 중에 기회가 될 때에는 경전철을 타고 세인트폴(St. Paul)로 건너가 미네소타의 북미하키리그(NHL) 팀인 미네소타 와일드(Minnesota Wild) 팀의 홈경기를 직관하러 가곤 했다. 미국에서 직접 본 하키 경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시즌 중에 대여섯번은 갔고, 직관하기 어려운 날에는 노트북으로 NHL 중계를 시청하곤 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안양의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ALH) 팀인 안양 한라의 홈경기를 보러 몇 번 갔었는데, 본격적으로 경기를 보러 갈 수 있을 정도로 이곳 생활이 적응되었을 때쯤에는 코로나19 상황이 터져 지금까지 이어지는 바람에 아이스하키 경기를 직관할 수 없었다. 아쉬운대로 NHL 경기를 인터넷 중계로 시청하려 했지만, 경기는 항상 일하는 시간인 오전-오후에 진행되었기에 도저히 업무 중에 아이스하키 경기를 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렇게 2년여가 흘렀건만, 올림픽 시즌이 되어서야 정말 오랜만에 일과를 마친 저녁 시간에 여유롭게 아이스하키 경기를 볼 기회가 생긴 것이다! 한국 대표팀이 아이스하키 종목에 출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공중파 채널에서의 아이스하키 중계는 굉장히 제한적이었지만 ㅡ 동계올림픽의 꽃이자 가장 중요한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ㅡ 케이블 스포츠 방송 채널에서 계속 중계를 해 준 덕에 끊김없이 경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즐길 수 있었다.
경기를 보던 도중 내가 미네소타에 있었을 당시 미네소타 와일드 현역 선수였던 에릭 스톨(Eric Staal)이 캐나다 팀 주장으로 나와 있어서 깜짝 놀랐다. 꽤 나이가 들었을텐데, 요즘 뭐 하고 있었나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이번 2022 베이징 올림픽 참가를 위해 올해 초 북미하키리그보다 한 단계 아래인 아메리카하키리그(AHL)의 미네소타 와일드 2부 팀인 아이오와 와일드(Iowa Wild)에 입단하여 실전 경험을 계속 이어왔다고 한다. 그는 2006년 캐롤라이나 허리케인스(Carolina Hurricanes) 소속 당시 NHL에서 우승하여 스탠리 컵(Stanley Cup)을 든 바 있고, 이듬해인 2007년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캐나다 대표팀 일원으로서 우승, 그리고 지난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캐나다 대표 선수로서 금메달을 획득함으로써 소위 트리플 골드(triple gold) 클럽에 가입한 베테랑 선수이다. 그러니 마흔에 가까워진 그 나이에 굳이 캐나다 대표팀에서 다시 뛰어야 할 개인적인 이유는 딱히 없다고 볼 수도 있겠으나, 그럼에도 나라를 대표해서 메달 경쟁을 벌이기 위해 무려 트라이아웃(tryout)을 감수하면서까지 헌신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어 본 그의 존재가 패기 넘치는 젊은 선수들이 즐비한 구성된 캐나다 국가대표팀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바, 저런 노련한 선수가 국가대표팀에 정신적 지주로서 존재하다니 아이스하기 볼모지에 사는 나로서는 정말 부러운 일이다.
거의 매일같이 아이스하키 경기를 진행하는데, 중계 일정을 잘 확인해서 놓치지 않도록 해야겠다! 결승전에는 과연 누가 올라가게 될 것인가. 궁금하다. 캐나다가 또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까? 아니면 이변이 일어날 것인가!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