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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들을 여러 대학 도서관에서 빌려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립중앙도서관과 국회도서관에도 납본(納本)된다고 한다. 도서관법에 따르면 납본한 자에게 그 자료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는데, 이를 근거로 최근 조선일보 기사에서는 AI 딸깍 도서를 납본받아 세금으로 이를 보상해주는 것은 낭비일 뿐이며 '지식 자원 아카이빙과 후대 전수' 및 '의정 활동 지원'이라는 본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것임을 지적하고 있다.
자비 출판도 해 봤고(2015), 출판사를 통해 의뢰를 받아 출판을 해 봤고(2023), 또 한 권의 책 출판을 앞두고 있는(2025? 2026?) 상황에서 이런 AI發 지각변동을 보노라니 만감이 교차한다. 하지만, 논문(論文)을 쓰는 우리 과학자들은 이미 'AI 딸깍 논문'이 얼마나 범람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 거대 언어 모델(LLM)이 평균 수준의 글을 빠르고 편하게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을 확인한 시점부터 이것은 우리 업계에서 절대로 피할 수 없는 하나의 도도한 흐름이 되고 말았다. 인정하기 싫지만, 대부분의 글은 AI로 쓰여지고, 대부분의 검증은 AI로 진행되고 있다. 나중에는 논문 내용이 자연어가 아닌 0과 1로만 적힌 이진법으로 쓰여진다 하더라도 AI가 이를 이해하는 데에는 아무 무리가 없어 '0100000101100011011000110110010101110000011101000110010101100100 '라는 답을 얻게 될 것만 같다. (참고로 accepted를 8비트 아스키 코드로 나타낸 것이다.)
그런데 그 「루미너리북스」의 CTO로 활동한다는 중앙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의 조교수도 참 대단한 사람이다. 기술의 발전이 기존 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 준 것은 대단하지만, 그게 진보나 혁신이라는 측면으로 읽히는 충격이 아니라는 점에서 씁쓸하기는 하지만.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