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있는 건강검진을 마치고 교보문고에 들러서 아직까지도 내가 쓴 책이 서가에 잘 놓여져 있는지 확인했다 ㅡ 맨 윗칸에 정성스럽게 앞면이 보이도록 전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발걸음을 돌려 인공지능 관련 코너에 가 이런저런 책들 보다가 평소에 관심이 있었지만 엄두를 내지 못했던 바이브 코딩 (vibe coding) 관련 책 하나를 집어 읽어보았다. 수많은 서비스 중, 일전에 '웹 애플리케이션을 쉽게 만들어준다.'고 들은 적 있는 Lovable을 다루는 책인데, 생각보다 유용할 것 같아서 1장 절반 정도 읽어보고 바로 샀다.


어제 자기 전까지 3장까지 내리 단숨에 빠르게 읽었다. 정말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2015년경에 홈페이지를 리뉴얼하기 위한 목적으오 반응형 웹 디자인 관련 책을 읽었을 때에도 흡사 이런 기분이었는데, 이 개념이 담고 있는 철학이 무척 신선했다 ㅡ 접속하는 기기의 종류에 따라 웹페이지 화면이 다르게 설정될 수 있다니 vs . 프로그래밍과 코드 작업을 이렇게 자연어로 할 수 있는 세상이라니. '어떻게'가 아닌 '무엇을'이라는 관점에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무척 매력적이었다. 하긴 인공지능의 시대에, 웹페이지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에게 요구되는 것은 html 태그나, css 구조, 자바스크립트 기술이 아니겠지. 그런 건 인공지능이 다 해줄테니 넌 '뭘 원하는 지나 말해!'인 셈이다. 열심히 마크업 언어들을 익히던 시절이 무의미했던가 싶다가도, 그 배경 지식이 없이 이런 시도를 한다는 게 가능하긴 한걸까 하는 생각도 들고, 아직은 모르겠지만 직접 사용해보면 더 구체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따지고보면 이제 인공지능 시대의 연구도 그런 것인가. 지금까지 연구활동의 중심은 가설을 세워놓는 것이 아니라 그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실험을 설계하고 수행하면서 결과를 얻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험 설계와 수행, 결과 분석을 인공지능과 로봇이 대체한다면? 결국 인간에게 요구되는 활동은 '흥미로운' 가설을 '체계적으로' 세우는 것뿐이다. 뭘 어떻게 할 지 고민하지 말고 뭘 알고 싶은 지나 말해! (그런데 우리는 뭘 알고 싶은 걸까?)


아마 2015년 리뉴얼 이루 10년 이상 유지된 지금 이 홈페이지는 조만간 바이브 코딩을 통해 리뉴얼 될 것 같다. 그리고 이 기술이 좀 익숙해지면 연구실 관리에도 좀 활용해보면 좋을 것 같다. 부디, 즐거운 탐독과 활용의 시간이 되길...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