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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학생이 다시 찾아와서 자기가 새로 만든 완충 용액의 pH를 측정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최근에 전극을 교체해서 보정이 아주 잘 되어 있는 pH 미터로 용액의 액성을 측정을 했더니 pH = 5.20 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그 학생이 옆에서 '오, 신기하다.'라는 게 아닌가? 그래서 왜냐고 물어봤더니, 그 헨더슨-하셀바흐 식에서 pH가 5.20이 되도록 완충 용액을 만들었는데 진짜 pH 미터로 쟀을 때 그 값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는 것이다. '화학이 거짓말은 하지 않네요?' 라고 웃으면서 실험 기기를 정리하고 사무실로 돌아왔는데...
문득 그 생각이 들었다. 사실 완충 용액 내에서의 화학 평형은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고, 헨더슨-하셀바흐 식을 통해서 계산한 결과가 관찰되는 것이 마땅하다. 그래서 일견 이것은 전혀 '새로울 것이 없어 보이는'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우리의 삶 대부분이 계산된 대로, 예상한 대로 진행되지 않다는 것을 일상 생활 중에 너무 자주 겪기 때문에 뻔히 아름답게 유도되어 있는, 너무나도 당연한 이 식조차 제대로 들어맞을 지 의심하게 된다는 것이다. 수식대로라면, 알려진 반응식대로 모든 일이 이뤄진다면, 마치 시험공부한 만큼 시험점수가 나오는 것처럼 가정대로 결과가 나오는 것이 당연할텐데. 바라는 것이 현실이 되는 일은 오히려 마법의 영역으로 치부되는 것이 현실이니 어찌 보면 교과서에 떡하니 나와 있는 사실조차도 눈으로 확인하고나서야 소스라치게 놀라는 학생의 심정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런 점에서 과학 연구하는 사람들은 꽤 독특한 세계에서 살고 있다. 연구자는 자기가 가정한 것을 토대로 얻고 싶은 결과를 마땅한 원리에 따라 직접 관찰해 내기 위해 부던히 일하니까 말이다. 보고 싶은 것만 취사 선택해서 결과를 왜곡하는 우를 범하지만 않는다면, 사실 연구자들은 늘 자기가 꿈꾸는 것들을 현실로 환원시키는 마법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이다.
지방산을 활용한 연구가 마무리되면서 논문 작성을 거의 완료했고, 마침 오늘 문득 생각이 들어 예비 실험을 간단히 하나 진행했는데 이것 역시 잘 키운다면 파급력 있는 일로 성장시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구의 문턱에 이르기까지는 참 고되지만 한번 흐름을 타기 시작하면 꼭 하나씩 이렇게 나를 기쁘게 만드는 일들이 생기곤 하는구나. 논문을 마무리지으면서 여러 생각이 들어 잠시 적어 보았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
고전식들은 정말 아름답죠. 심플해 보이지만 몇 가지 가정과 공학의너그러운 오차허용ㅇㅣ 함께하면 복잡해 보이는 것도 대충맞아떨어집니다.그래핀을 처음 알린 가임 교수가 최근에는그래핀 가지고 무슨 디바이스를 만들거나 하는것이 아닌 그래핀의 이상적인 특성을 이용해서 누센 디퓨전식, 클라우시스 크라이페리온 식과 같은 고전식들을 실재 실험을 통해 얼마나 맞아 떨어지는지 확인하는 연구를 하고 계시더라구요. 실험값과 이론값이 거의 오차없이 떨어지는결과에 솔직히 감복했습니다. 실험을 한 연구진도 대단하지만 그 예전 거인들의 업적에 대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