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화학부 학생들 중 30여명 ㅡ 대부분은 05 ㅡ 이 새벽부터 서울대 정문에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다. 도대체 왜 그들은 아직 어둠이 가시지도 않은 시간부터 왜 그리 서둘러 모이기 시작했을까?

여름학기가 시작되기도 한참 전.. 우리 학번의 피카츄 상헌이는 해비타트(사랑의 집짓기. 즉 무주택 가정을 위한 집짓기 봉사활동.)에 1일동참해보지 않겠냐는 권유의 글을 커뮤니티에 올렸다.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30명에 달하는 많은 사람들이 지원하게 되었다.

최종적으로 우리 화학부가 가게 된 곳은 강원도 태백. 오가는 데 왕복 10시간이 걸리는 곳이었다. 우리가 봉사한 시간은 6시간 정도이니, 탈것 안에 있던 시간이 건축공사장 안에 있던 시간보다 훨씬 많았다.

어찌되었든, 그렇게 멀고 먼 태백까지 가서 우리는 수많은 못질과 나무 판자 나르기를 '시행했다'. 물론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우리 화학부는 가족같은 단결력을 십분 발휘하여 크나큰 대업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그저 망치를 들고 못의 머리부분을 내려치느라 손에 힘이 다 빠질 지경이었다. 그래도 우리가 이렇게 박은 못이 아까 가져온 나무를 연결시켜주고 더욱 튼튼하게 하여 집을 이루는 것이 된다고 생각해보면 그것 참 기분이 좋았다.

사랑의 집짓기, 해비타트.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참여해서 더욱 큰 화제를 낳았던 활동이다. 현재 우리 나라에 12개의 지회가 활동하고 있다고 하며 태백지회는 그들 중 역사가 가장 깊은(9년) 지회라고 하고 있다.

기독교의 정신에 태생의 근원을 둔 해비타트는 자가주택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집을 지어주는 프로그램이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평안을 주려고 오신 것처럼 해비타트는 집이 없는 사람들에게 주생활의 평안함을 선사해주는 예수님같은 존재이다. 이러한 봉사활동이 있기에 세상이 그래도 아름다운 것이 아닌가, 그리스도의 향기가 그래도 아직은 남아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아무 탈 없이 무사히 건축공사에 봉사할 수 있게 되어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아울러 이러한 봉사활동이 얼마나 뜻깊고 우리에게 이로운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다. 태백에서 돌아오는 길은 노곤함 속에서의 즐거움 그 자체였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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