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첫눈이 내린 날. 로맨틱한 첫눈이 되었다면 얼마나 좋았으랴!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나의 바람과는 다른 매서운, 혹독한 첫눈을 내려주셨다. 신성고에서 맞는 칼바람과 거기에 실려오는 눈송이들은 사정없이 나의 몸을 때려댔다. 

더욱 기겁할 사실은 햇빛은 쨍쨍 비치고 있다는 사실. 바람이 그치면 좀 따뜻한가 싶더니 이내 눈바람이 휘몰아치고... 아주 정신이 없다. 그래도 아침에는 비였는데 눈으로 바뀌니 기분이 잠깐 싱숭생숭거리기도 했다! 

같은 물이라고 해도 상태에 따라 다른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비는 가끔 어떤 이들의 원망을 들어야 하고, 눈은 대부분 긍정적인 대우를 받는다. 겨울비는 그래서 서러울 게다. 

그나저나 오늘은 서울에 갔다 왔다. 대도시 서울. 안국역에서 내려야 했는데 정말 오랜만에 3호선을 타 보았다. 그래봐야 종로3가에서 안국역까지 딱 한 정거장 거리라서 뭐 타 본 거라고 할 수도 없겠지만. 

오랜만에 교보문고도 가고, 안양으로 돌아와서는 책을 5권이나 몽땅 샀다. 물리책, 화학책, 음악책, 영어책, 스페인어책. 아주 가지가지다. 그런데 오늘의 서적 구입은 매우 뜻깊은 것이었다. 

왜냐? 이서(裏書)를 처음으로 해 보았기 때문이다. 배서(背書)라고도 한다고 들었지만. 헤헷. 오늘도 바쁘게 걸어다니며 눈으로 구경하며 맛있게 먹기도 했다. 

재미있는 하루인걸?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