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교회에서 초등1부 여름성경학교가 열렸다. 거기서 반주자 겸 반 담임선생님을 맡은 나. 정말 제대로 쉬지 못하고 그렇게 달렸던 2박3일이 어제부로 끝났다니. 

처음에는 반주자로만 섬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전도사님께서 반도 아예 맡으라신다. 결국 교재도 찾아보고 내용도 미리 파악하는 강습회도 찾아가고.. 동시에 성경학교 때 할 찬양들도 반주 연습도 하고.. 사실 나의 여름성경학교 준비는 지난주 수요일부터였다. 

첫날부터 바글바글 몰린 어린이들. 초등 1부는 초등학교 1,2,3학년생들을 교육하는 기관이다. 그저 까불고 장난기 많은 애들. 정말 무례하고 건방진 모습에 결국 여러번 혼내고 소리도 질러대고 적당한 수준(?)의 벌도 주었다. 나는 어린 애들의 '무례'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는 사람이다. 

2박3일동안 참 많은 것을 했다. 애들끼리 완전 경쟁하며 심지어는 막 대립이 격화되기까지 한 미니 올림픽, 성막 만들기, 오리엔티어링, 그리고 골든벨, 브레인 서바이벌... 

아이들은 소유욕도 강했다. 달란트시장을 성경학교 중간중간 열었는데 그저 달란트를 얻겠다고 달란트, 달란트 입에 달고 다녔다. 뭐만 하면 "달란트 줘요?". 그냥 이거 하라고 시켜도 안 하는 일에 몇 달란트 주겠다고 하면 금방 뚝딱 해치우는 아이들.. 내 참. 

아참. 마지막날 수영장에 간 것은 참..;; 공설운동장 야외수영장이 이렇게 좋아졌나 싶기도 했고, 아이들이 쏴 대는 물총 덕분에 온 몸이 젖게 되었던 슬픈 기억도 난다. '옷걸이'가 좋았으면 나도 애들이랑 함께 수영장에서 놀았을텐데. 아으. 슬프다. 

어쨌든, 이번 여름성경학교는 아이들이 기도도 많이 하고, 찬양도 열심히 한 그런 좋은 신앙생활의 추억이 될 것이다. 원래 아이들의 성경학교는 그냥 즐기는 수준에서 그쳤지만, 이번 성경학교는 아이들도 직접 눈물로서 기도하는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뭔가가 남는 시간이 되었으리라고 생각한다. 

나도 얻은 게 많다. 우선 귀여운 아이들과 함게 지낼 수 있었고, 나 스스로 교회 일에 섬기게 되었다는 것이며, 규칙적인 생활로 다시 돌아올 수 있게 되었다. (방학 때 아침 6시 반에 일어나는 게 어디 말처럼 쉬운가.) 

아이들은 건방지기 짝이 없지만 신앙만큼은 순수한 면이 있는 거 같다. 학교를 조퇴하고서라도 성경학교에 오겠다고 말하는 한 어린이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신앙의 초심으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부르짖는 어른들의 모습이 생각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