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들어서 시력이 꽤나 나빠졌다는 걸 실감했다. 요즘 눈앞의 물체나 글씨에 초점이 맞지 않는다. 글씨는 번져보이고 종이나 모니터 가릴 것 없이 똑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앞에 무언가 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건조한 것 같기도 해서 눈을 깜빡거리고 물로 씻어본다. 눈을 감고 이리저리 안구를 돌린다. 그래도 여전하다.

오늘 R/C 수업을 받는 도중 갑자기 눈앞에 있는 지문의 글씨가 위쪽으로 번져있다는 것을 느끼고 '또 올 것이 왔구나'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조금 쉬면 괜찮겠다 싶었는데 오늘은 내가 소스리차게 놀라도록 심각했다. 밖에 나갔더니 이젠 보일만했던 간판마저 번져 보인다. 안경을 닦았다. 그래도 여전하다.

쉬지 못해서일까. 아니면 너무나도 많은 활자를 보고 있어서일까. 과외하는 집 조명이 좀 어두워서였는지, 내 책상 위 스탠드가 고장나서였는지. 난시라는 생각은 드는데 벌써 이런 걱정이 든 것도 1달 정도 된 것 같기도 하다.

눈이 이렇게 되고 보니까 공부에 대한 망설임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벌써 지금 글자가 아른거린다. 숙제 해야 하는데... >_<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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