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2009 봄 고분자 학회]
Date 2009.04.10


한국고분자학회의 2009 봄 학술대회가 어제부터 오늘까지 1박2일간 대전의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열렸다. 처음으로 참석해 보는 규모 있는 학회. 수없이 들어선 포스터 발표와 끊임없이 이어지는 초청강연들. 이들은 한결같이 '고분자'를 말하고 있었다.

매우 좋은 경험이었다. 물론 내가 아는 것이 많이 없다는 것, 고분자를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이 약간 좌절스럽게 한 것은 맞지만, 그래도 큰 도전이 되지 않았나 싶다. 나도 얼마 안 있으면 저 사람들처럼 자기 연구와 실험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다른 사람들의 질문에 대답하며 자신의 성과를 홍보하고 있겠지. 생각만 해도 기대된다. 그전에 많이 익혀야 하겠고 열심히 실험해야겠지만.

일전에 읽은 Advanced Materials에 실린 논문의 저자도 직접 만나서 몇 가지를 물어보기도 했다. 두께 차이에 의한 블록 공중합체의 형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어 지금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그에 관한 논문을 보내 accepted 상태임을 확인했다고 했다. 정작 그 논의는 그렇게 복잡한 것이 아니었다. 정말 현상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복잡한 수식과 논리'가 전제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닌 듯 싶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난 몇 주간 관심이 크게 높았던 부분이긴 한데. 아참. 그러고보니 서로 이름도 말하고 소소한 거라도 물어보고 그럴 걸. 내가 은근히 석사 신입생이랍시고 많이 쫄았나 보다. 언젠가는 다음에 또 뵙겠지? 그 때에는 정식으로 인사도 드리고 여러 가지 여쭤봐야지!

사실 고분자학회는 단순히 '배우기'만 하러 온 것이 아니다. 실험실 사람들과 함께 단체로 대전으로 내려온 그 시간은 실험실 선배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러' 온 것이기도 하다. 노래방도 가고 ㅡ 몇몇 선배들은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내주셨다 ㅋㅋ ㅡ 고스톱도 치고 ㅡ 과분하게도 얼마를 땄다. ㅡ 맛있는 밥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갑자기 든 생각이, 다음주부터는 선배들에게 좀 더 hard한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나 싶다. 솔직히 요즘 조금 너무 스스로 물러지게 행동한 게 아닌가 싶다. 그건 뭐 몇몇 이유가 있긴 해서 그렇지만, 아무튼 이제는 똑 부러지게 명확하게 행동해야지.  ;)

아무튼, 나는 고분자를 공부하기로 한 결정에 후회하지 않음을 다시 확인했다. 이미 '화학'이라는 범주를 초월하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슬퍼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화학을 공부했기에 이만큼 더 지평을 넓혀왔던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하기도 한다. 아는 것 별로 없고 뭔가 허술한 신입생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저명한 사람들의 talk와 presentation속에서 작은 꿈의 씨앗을 발견한 그런 1박2이의 시간이었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