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개강, 첫 학기 시작]
Date 2009.03.02
석사과정 첫 학기가 시작되었다. 학부 첫 학기 때처럼 무척이나 설레고 긴장되는 그런 마음은 없었지만 기분은 어쨌든 평소와는 달랐다. 등교 시간은 고정적으로 9시~9시 반이지만, 오늘은 오랜만에 수강신청이다, 첫 수업이다 해서 부산을 떨었다. 고급무기화학이 휴강을 하는 바람에 승용이 형이랑 이랑이와 낙성대에 잠시 공강 외출을 하는 여유도 만끽했다.
학사과정을 생각보다 무척 잘 이수했다는 것이 내게는 큰 자랑으로 남아있지만, 이것이 '그 옛날 내 한 때'로 그치지 않으려면 지금도 부지런히 달려야 할 때. 어느새 내 연구의 목표가 태양광전지로 매우 좁혀졌는데, 앞으로 고분자, 고분자 나노복합체 물질을 이용한 전기/자기/광학적 응용이 내 큰 연구 주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것은 다 4학년 2학기 때 열심으로 공부한 덕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빛을 잃지 않으려면 꾸준히 ㅡ 그러나 서두르지 않고 ㅡ 공부하고 연구해야 겠지.
사실 공부하는 학생이라는 이름에 익숙한 내게 '연구'라는 말은 아직도 새로 집에 들인 가구처럼 어색하기만 하다. 내가 정말 선배들이, 교수님들이 하는 것처럼 연구를 할 수 있는 걸까? 내가 그런 실력이 되는 걸까? 의심투성이이고 걱정투성이이다. 진짜, 내가 어떤 저널에 논문을 낼 만한 사람이 되는걸까?
시간이 지나고, 대학원 생활에 익숙해지면, 지금 품었던 모든 의심들이 한낱 '어린이의 기우'에 지나지 않았음을 알게 되겠지만, 호기심으로 가득 차 문턱을 이제 갓 넘는 어린 아이의 첫 걸음마는 세상 살면서 걷게 되는 수억번의 발걸음 중에서 가장 값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잘 해내고 싶다. 내가 그토록 바랐던 길 아니던가?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