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지금은 실험실에서 Term paper를 쓰는 중!]
Date 2009.05.07
지금은 새벽 1시. 실험실에 남아서 유기반도체 과목 Term paper를 쓰는 중이다. 주제는 "Energy and Charge Transfer Processes in Organic Semiconductors". 최근에 세 번의 중간고사와 갖가지 교회 행사, 분석화학 시험 감독 및 채점에, 실험실 개별 미팅으로 인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보니 벌써 유기 반도체 Term paper 제출 시한을 11시간 앞두게 되었다. 이전에 기본적인 내용과 틀을 어느 정도 써 두었기에 망정이지 미리 준비하지 않았으면 정말 큰일날 뻔했다.
어휴. 대학원생은 할 일이 너무 많다. 학부생이 하는 일을 모두 다 하면서 동시에 추가로 해야 하는 일이 더 있는 셈이랄까? 게다가 나는 사실상 2009년도 교회 총무나 다름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변한 건 아무 것도 없다. 단지 내가 대학원생이 되었을 뿐 ㅡ 사실 이게 가장 큰 변화고, 단순히 직업명만 바뀌었다기엔 너무나도 생활과 공부하는 것이 달라지긴 했지만.
어제는 교회 체육대회였는데 이도 저도 준비가 잘 안 되고 하도 갑갑하기도 해서 불평불만이 정말 내적으로 엄청나게 쏟아졌었다. 사실 그러면 안 되는 거였는데. 그래서 급히 분석화학 시험 감독하러 들어가기 전에 자동차 안에서 핸들을 부여잡고 기도했다. 분명 지금 잠깐 힘든 것은 알지만 이것 때문에 주어진 은혜를 포기하는 그런 어리석은 결정은 하지 말게 해달라고. 사실 이것만큼이나 힘들고 어려웠던 때도 학부생 때 여러 번 있었던 것을 계속 떠올리면서 '이번 것도 지나가리라' 그렇게 마음먹고 있었다.
이것저것 주어진 일들에 모두 헌신한 결과, 지금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Term paper를 쓰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정해진 분량을 훨씬 초과하는 양의 페이퍼를 제출하게 될 것 같다. 물론 그게 '양질의 페이퍼'라면 좋겠지만. 아무튼 이제는 모든 것이 내 손을 떠났다. 지금까지의 두 달의 대학원생 학기 생활을 돌이켜볼 때, 남은 기간 동안은 지금까지 보냈던 시간보다 더 성실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항상 변수는 존재하고 가끔 '평균을 심하게 벗어나는 짤막하지만 강력한 요동'이 나를 괴롭힐 때가 있긴 하겠지만 오늘처럼 잘 이겨내야지.
(사실 오늘 교수님과 1:1 개별 미팅이 있었는데 정말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이었다. 야단을 맞거나 크게 실수한 것은 아닌데, 그냥 그 자체로 그 시간이 너무나도 큰 스트레스였고, 긴장을 풀 수 없는 무서운 시간이었다. 그렇다고 교수님이 싫다거나 개별 미팅이 지옥같은 무시무시한 시간이라고 딱 잘라 말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왜냐하면 이번 개별 미팅은 나의 첫 개별 미팅이었으니까 내가 그만큼 긴장을 많이 했던 탓이겠지. 그런데 그건 그렇다치더라도 교수님을 1:1로 만나니까 평소 뵐 때와는 달리 다소 무서웠다ㅠ 앞으로는 나아지겠지?)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