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항상 '친구'의 범위를 좁게 잡아왔다. 내가 아는 모든 사람이 내 친구는 아니었고, 그들은 소위 면식자(acquaintance)의 범주에 들어가 있었다. 내가 아는 모든 사람과는 적절한 거리가 설정되었고, 그 거리에 걸맞지 않은 언행은 철저히 삼가도록 노력했다. 그런 내게 실험실 후배는 내가 너무 잔인하고 어찌 보면 속좁은 것이라고 핀잔을 주곤 했다.


하지만 그런 (극도로) 보수적인 친구에 대한 개념을 가진 덕분에 더 깊고 많은 것들을 폭넓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이 내 주변에 든든하게 생겼다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하게 된다. 그 친구들에게는 내가 할 수 있는 한 모든 것을 다해서 돕고 또 나누고 싶다. (가만, 혹자는 이렇게 말하겠지. 여자친구가 없는 이유가 이것인가?)


그래서 오늘 이 밤에 나는 무한한 기쁨을 혼자서 즐기고 있다. 뭔가 마시지 않았는데 취한 느낌이 든다. 적어도 난 잘못 살아오지 않았다는 축배사를 마음 속으로 뇌까리면서.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