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조계사에 한 번 들어갔다가 대웅전에서 저녁기도회가 열린 것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대웅전 안에 들어가서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가 살펴봤는데, 주로 나이 지긋한 여성분들이 방석을 깔고 앉아서 무슨 책을 보며 달달달 읽고 계시는 것이 아닌가. 그 거대한 불상 앞에 스님 한 분이 마이크를 대고 무슨 경(經)을 읽고 계셨는데 그것을 따라하는 것 같았다. 처음엔 산스크리트어인가? 한문인가? 의심스러웠는데 가만히 보노라니 한국어였다.


법당의 분위기와 기도회의 분위기는 사실 내게 놀라움 그 자체였다. 가톨릭 혹은 정교회 성당에서 보던 느낌과 너무나도 닮았기 때문이었다. 경내에 들어설 때 합장을 하며 허리를 굽히는 사람들, 탑과 대웅전의 불상을 향해 공경심을 표하는 모습들, 음률을 넣으며 끊임없이 경을 읊는 성직자와 이를 따라 읽는 사람들, 건물에 그려진 그림들과 극락 세계의 위계 질서 및 각종 상들...


불교와 기독교(특히 종교 개혁 이전의 교회들)는 발상지도 다르고, 철학도 매우 상이하다. 그러나 이들의 전례 양식에는 어딘가 모르게 비슷한 점이 많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것은 절대자라는 객체와 낙원 세계의 지향점은 다르더라도 그것을 갈구하는, 그래서 기도하고 경배 드리는 주체는 다 똑같은 '인간'이라서 그런 것이 아닌가. 이래서 사람 사는 것은 다 똑같다고도 하는 건가. 뭐 그런 생각이 들었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