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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해가 지는 시각이었지만 근방에 가장 유명한 사찰이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된 바 있는 영축산(靈鷲山)의 통도사(通度寺)를 거닐었고, 오늘 아침에는 반구대(盤龜臺)가 있는 곳에 있는 유명한 암각화(岩刻畵)를 보러 산길을 유유히 걸었다. 점심에는 외진 곳에 있는 한 식당에서 연잎밥을 먹었고, 고모는 다음 여정을 앞둔 조카를 위해 울산역까지 나를 데려다 주셨다. 이 모든 일정을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할 뿐이다.
요즘 세상 돌아가는 일 ㅡ 고모는 힘주어 말씀하셨다. "빨갱이는 포용해서는 안 되는 존재야!" ㅡ 이야기라든지, 다른 친척들 이야기, 우리 가족의 비하인드 스토리 등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돌아가신 할아버지, 할머니 이야기를 할 때 고모의 눈가가 젖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끝끝내 독립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고모의 모습에서 역시 사람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그런 소박한(?) 교훈도 얻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아버지는 셋째 고모와 무척 비슷하다는 사실도. 고모가 걸어온 삶이 결코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하늘에서 안식하고 계시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애틋한 모습으로 고모의 하루하루를 지켜봐 주실 것이라고 믿는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