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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만 전체 참석자 삼백여명 중 전체 2등을 하고 말았다. 최종 순위 2등에 fluorF라는 접속 로그인명이 뜨자 나를 비롯하여 나를 아는 교수님들과 박사님들의 경악 섞인 환호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날 저녁 뒤풀이 자리에서는 학생들을 위해 준비한 이벤트에 눈치 없이 박사급이 그렇게 상품에 눈이 멀어 열심을 다했느냐는 웃음기 섞인 핀잔이 오갔고, 나는 나도 모르게 경쟁에 불이 붙어 그랬노라고 너스레를 떨며 웃었다.
오랜만에 제주 서귀포 중문에서 열리는 학회에 참석한 것이었는데, 첫날은 날씨가 과히 좋지 못했지만 갈수록 날씨도 좋아져서 기분도 무척 좋아졌다. 오랜만에 제주 음식도 맛있게 먹었다. 첫날 술을 너무 많이 마신 게 썩 고생스러웠지만 말이다. 이번에 리그닌과 셀룰로스로 탄소섬유를 만드는 연구 결과를 압축해서 구두 발표를 했는데, 전통적인 섬유공학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이긴 했지만 그래도 청중 중에 관심있게 호응해주시는 분들도 더러 보여 퍽 안심이 되었다.
사실 KIST 전북에서의 주 연구분야가 탄소섬유가 되는 바람에 탄소학회와 섬유공학회는 어찌 보면 내가 자주 기웃거려야 할 분야인 것에는 틀림없는데 그간 기회가 없었다. 자주 참석은 못하더라도 이 학회에 아는 사람들이 많이 참여하는 이상 좋은 기회를 자주 가지도록 해야겠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