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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내일이면 다들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귀가하는 날이다. 그래도 익산에 왔는데, 가장 유명하다면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 미륵사지(彌勒寺址)의 석탑을 아니 보고 갈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더운 낮이 되기 전 아직 시원한 바람이 부는 아침에 미륵사지에 들러 석탑을 빙 둘러보고 근처 금마(金馬)에 있는 큰 빵집에서 늦은 아침을 먹은 뒤 이종사촌 동생 가족은 바로 경기도로 올라갈 수 있도록 일정을 짜 놓았다. 매제(妹弟)는 내게 '왜 연휴의 시간은 이리도 빨리 지나가는지'를 두고 탄식했다. 그 안타까움에는 나도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그나저나 익산에 3년 전에 처음 왔을 때보다, 그리고 1년 전 부송동으로 이사왔을 때보다 익산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고, 그래서 익산에 누군가가 방문했을 때 여기저기 데려갈 만한 곳을 더 많이 알게 되었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달았다. 다들 먹거리에 대해서는 대단히 만족한 듯 보이는데, 내가 다 뿌듯했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
조카가 시흥으로 돌아가기 전, 집에서 모노폴리(Monopoly)를 하면서 숫자 계산을 가르쳐 주고 있었다. 한번은 조카가 구입한 땅으로 내 말이 가는 바람에 10만큼의 이용료를 지불해야했는데, 하필 당시 내게는 10짜리 지폐가 없고 다만 20짜리가 있었을 따름이었다. 그래서 내가 20짜리 지폐를 건네주며 잔돈을 거슬러주는 것을 함께 익혀보자고 하니까 이제 막 덧셈을 겨우 익힌 조카에게 뺄셈이 그리도 어려웠나보다.
"희준아, 삼촌이 10을 희준이에게 줘야하는데 10짜리가 없어서 20을 줬어요."
"응!"
"그러면 희준이가 삼촌에게 얼마를 줘야 할까?"
"... 몰라!"
"음, 희준아. 이거는 더하는 게 아니라 빼는 건데... 20에서 10을 빼면 뭘까?"
그러자 조카 대답: "2!"
이 무슨 논리인가 잠시 어안이벙벙했다가 진상을 파악하고 웃을 수밖에 없었다. 조카 입장에서 "이십"에서 "십"을 빼면 "이"인 것이었다...... 그래도 아무것도 모르던 작년에 비하면 일취월장했으니 크게 격려해주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에너지가 넘치는 이종질이 안 자겠다고 거실에서 빽빽거리며 울고 있었는데, 이 글을 마칠 때쯤에는 어느새 잠에 들었는지 조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