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생질(甥姪)인 희준이와 이종질(姨從姪)인 하진이가 가족들을 이끌고 익산에 내려왔다. 징검다리 휴일을 맞이하여 오늘 연차를 쓴 나는, 3일째 부모님과 동생 가족, 그리고 이종사촌 가족 익산 나들이 이벤트 호스트를 자처하고 있다. 부모님과 동생 가족은 익산에 내려온 적이 연에 한 두번씩 있었지만, 이종사촌 가족은 아예 익산이 처음이었다. 모든 곳을 다 소개하기에는 체력적인 부담도 있고, 아직 돌도 안 지난 어린 하진이를 항상 조심스럽게 데리고 다녀야하는 상황상 여러 번거로움이 있어 대체로 걷거나 유모차를 태우고 다니기 쉬운 목적지만 엄선(嚴選)하여 다니고 있다.


벌써 내일이면 다들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귀가하는 날이다. 그래도 익산에 왔는데, 가장 유명하다면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 미륵사지(彌勒寺址)의 석탑을 아니 보고 갈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더운 낮이 되기 전 아직 시원한 바람이 부는 아침에 미륵사지에 들러 석탑을 빙 둘러보고 근처 금마(金馬)에 있는 큰 빵집에서 늦은 아침을 먹은 뒤 이종사촌 동생 가족은 바로 경기도로 올라갈 수 있도록 일정을 짜 놓았다. 매제(妹弟)는 내게 '왜 연휴의 시간은 이리도 빨리 지나가는지'를 두고 탄식했다. 그 안타까움에는 나도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그나저나 익산에 3년 전에 처음 왔을 때보다, 그리고 1년 전 부송동으로 이사왔을 때보다 익산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고, 그래서 익산에 누군가가 방문했을 때 여기저기 데려갈 만한 곳을 더 많이 알게 되었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달았다. 다들 먹거리에 대해서는 대단히 만족한 듯 보이는데, 내가 다 뿌듯했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