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은근히 클래식을 즐겨 듣나보다. 물론 좁은 범위의 클래식만 듣지만 솔직히 자부하건대, 전교에서 나같은 클래식 음악을 애호(?)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듣기만 할 뿐 사실 아는 건 없다. 가사가 없어서 노래같이 머리로 이해하기는 힘들지만 보통 노래보다 가슴을 찌르는 무언가가 있어서 특별하다. 

꽤나 오래된 CD들이 내 CD 꽂이를 채우고 있다. 아빠가 넘겨주신 이 CD들은 정말 귀중한 것들이다. 유명한 악기별, 작곡가별로 만들어진 이 CD는 중학교 들어와서야 비로소 듣기 시작하였다. 이전에는 뭐 이런 CD는 먼지나 뒤집어쓰고 있는 거지~ 생각했는데 중학교 시절 혼자서 피아노를 깨우치면서 이들을 꺼내어 손수 먼지를 닦아내기 시작했다. 

가장 자주 듣는 앨범은 피아노, 오르간, 하프시코드 이 세 건반악기 CD인데 고 1 때는 하프시코드에, 고 2 때는 오르간에, 그리고 지금은 피아노 앨범을 자주 듣는다. 

고 1 때는 정말 하프시코드를 연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잘 보이지 않는 고악기인 하프시코드(쳄발로). 바흐의 six little prelude를 듣고는 매일매일 들으면서, 피아노로 치면서 꿈을 키워나갔었다. 물론 지금은 하프시코드를 사려면 수억이 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내가 피아노 앨범에서 제일 좋아하는 것은 거슈윈의 'Rhapsody in blue' 이다. 솔직히 나는 거슈윈이 누군지 잘 모르고, 랩소디도 잘 모르며, 이 음악의 특징이나 주목할 만한 기교가 무엇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정말 알 수 없는 것에 빨려가는 느낌이었다. 처음부터 등장하는 신비한 클라리넷의 글리산도부터 시작해서! (사실, 이것이 내가 이 음악을 다른 음악들 가운데서 구별해낼 수 있었던 유일한 특징이었다.) 

고풍스러운 피아노 가락이었다가도 이내 흥겨운 합주였다가 죄었다가 풀었다가 하는 미묘한 맛이 있다. 듣고 있다보면 이내 흥겨워진다! in blue가 뜻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울한 랩소디란 뜻인가? 한 번 찾아봐야겠다. 

그런데... 내 가슴속에서 들려오는 음악은 경쾌한 재즈일지, 달밤의 세레나데일지...?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