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도별 책갈피
today 2026 2025 2024 2023 2022 2021 2020 2019 2018 2017 2016 2015 2014 2013 2012 2011 2010 2009 2008 2007 2006 2005 2004혓바늘엔 알보칠이 좋다고 그렇게 어머니와 동생이 노래를 불렀는데 이렇게 저렇게 미뤄오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단단히 각오를 했다.
조그마한 약병. 이름은 알보칠. 갈색의 투명한 액체. 향은 그다지 좋지는 않아 보이고, 그간 들었던 이 약의 위력(?)이랄까ㅡ. 악명 높은 당신의 고통 덕분에 지레 걱정부터 든다.
대학교 들어온 이후로 혓바늘이 수시로 돋기 시작했어도 이렇게 '극약'처방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정말 심각한 증상 때문이었다. 맛있는 밥을 먹어도 도저히 맛있게 먹을 수 없었다. 얼굴은 온통 찡그린채 머리를 쥐어짜며 음식을 '씹어댔다'. 혀라는 기관이 절대로 가만히 있지 않고 가끔씩 움찔움찔 돌아다니는 탓에 이놈의 통증은 없다가도 간헐적으로 생겼다가 다시 사리지고.. (무슨 Heaviside Step인가;;)
아무튼 잠을 청하는데 혓바늘로 인해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서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약을 꺼내들었다. 면봉을 꺼낸다. 솜을 약간 뜯어낸다. 면봉에 약을 묻힌다. 그리고 거울을 보며 조심스럽게 목표물의 좌표(!)를 확인한다.
그리고... 공격!
.
.
.
엥?
반응이 별로 없다. 무지막지한 고통을 예상했지만 완전히 예상을 빗나가 버렸다. 다들 엄살이었구나, 역시 나는 고통을 잘 이겨내. 이러면서 다음 목표물을 찾아 ㅡ 혓바늘이 돋은 곳은 총 4곳;; ㅡ 공격하던 순간...
갑자기 극한의 고통이 밀려왔다;;
고개는 뒤로 젖히고 혀는 쑥 내민채 입을 다물 수 없이 그냥 '어어~' 할 뿐이다. 수건이나 뾱뾱이가 있었다면 당장 손으로 쥐어짜고 있을 텐데 내 손에는 '고통풀이(?)'를 할 물건이 없어 그저 주먹을 쥐고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를 뿐이다.
그러나 불행 중 다행히도 극한의 고통은 시간이 지나자 금세 사라지고 혓바늘이 돋은 자리는 아예 감각이 없어진 듯 입안에 닿아도, 음식에 닿아도 아무런 통증을 느낄 수 없게 되었다. 오, 감사합니다.
이 한 번의 경험으로 용기를 얻은 나는 다른 두 곳의 공격을 일제히 감행했고 극한에 극한을 더한 고통을 결국 이겨내고 혓바늘과의 전쟁에서 승리했다. 물론 나머지 한 곳이 남아있었지만 그곳은 감히 면봉으로 도전할 수 없는 매우 험난한 지형인지라 비타민과 늦잠으로 퇴치할 작전을 세우는 데 만족했다.
아ㅡ. Dirac Delta Function같은 혓바늘의 고통이여. 제발 떠나가다오! 나는 절대 당신을 반기지 않을 테니까!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