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오랜만에 보는 양자화학>
방학 동안에 그렇다고 과학과 동떨어진 삶을 살기엔 좀 그렇다 싶어서 오늘부터 양자화학 책을 들고 다니기 시작했다. Levine의 교과서는 언제나 두고두고 잘 쓰이는 책이다. 이 책을 사길 잘 했어, 하마트면 McQuarrie의 그 두꺼운 벽돌을 들고다닐 뻔 했잖아?
3단원까지 그냥 동화책 읽듯이 읽었다. 혹자는 무슨 양자화학 책을 동화책 읽듯이 읽느냐고 허탈해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양자 앞부분은 이렇게 수이 넘어갈 수 있을 정도로 내공이 좀 쌓인 상태이다. :) 그럼에도 앞부분을 꼭 보는 이유는? 혹시나 내 구조에 결함이 있는 것은 아닌가 싶어서!
양자역학이 무척 어려운 것 같긴 하지만 ㅡ 물론 실제로 어렵기도 하지만 ㅡ 고전역학은 그보다 더 난해하기 짝이 없다.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고전역학의 끝이 양자역학의 처음보다 훨씬훨씬 어렵다. 때문에 항상 양자역학의 태동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고전역학이 이러이러한 실험결과를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에...' 혹은 '고전역학에 따르면 이러이러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게 될 수가 없으므로...' 라는 서술로 얼렁뚱땅 신(新) 물리체계를 도입하면서 앙시옹 레짐(?)을 순식간에 폐기처분해 버린다. 만일 그 원인을 자세히 설명하려고 든다면 유순한 독자가 분노하면서 기껏 저자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그 작품을 도리어 폐기처분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일종의 독자를 위한 배려인 셈이다.
아무튼 이렇게 도입된 신 체제는 저 유명한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Richard Feynman)에게 '이론화학의 근원'이라며 칭송받는다. 사실 화학을 위해 고전역학을 심도있게 논의할 필요는 없다. 20세기 초의 현대물리학의 혁명 때부터 이해하기 시작해도 우리는 화학에 대해서라면 매우 고급스런 티를 풀풀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양자화학 책을 들고 다니는 것이다. 아무리 F=ma가 기본이라고들 한다지만 실제로 더 많이 고민해야 할 식은 원망스럽게도 슈뢰딩거 방정식인 것을!
사실 오래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게다가 당장 TEPS도 준비해야 하고, 지금 하고 있는 다른 공부들도 버릴 수는 없는 노릇. 그래도 원하는 부분까지는 충분히 읽어가야지. 생각해보니 나 방학 때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학교까지 다니면서 말이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