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실 무계획적인 사람이다. 주변에서는 어떻게 생각할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정말 공부마저도 정말 무계획적으로 ㅡ 말 그대로 '닥치는 대로' ㅡ 했던 사람이다.
그러한 결과 '급성장'이라는 몇몇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 '지속적인 성장', '안정적인 흐름'이랑은 바이바이 인사를 해야했다. (무슨 국가성장 얘기도 아니고..)
어쩄든 이러한 폐단을 줄이고자 작년부터 다이어리를 사용했다. 그러면 좀 계획적인 삶을 살 수 있겠지. 놓치고 빼먹는 일 없이 잘 지내겠지. 그러나 작년 학생수첩을 이용해서 효율적으로 스케쥴을 짜려던 나의 계획은 4월 중간고사를 거치면서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무엇보다도 나의 하루하루가 너무나도 고정되었기 때문이었다. 한동안은 '내가 다이어리를 쓰려고 했다니 참 할 일이 없었나보다' 싶기도 했다. 어차피 월요일엔 과외가 어디어디, 화요일엔 어디어디에 재즈피아노. 토요일은 어쩌고. 다 정해지지 않았던가.
하지만 다이어리를 쓰지 않음으로 생기는 무시무시한 불이익은 연이어 일어났다. 과외가 밀린다거나 구두로 합의한 약속, 일정 등등. 그리고 메모지가 없어서 정말 좋지 않은 내 머리를 활용해야 했던 일..
2005년 말에 아예 다이어리와 살아보려고 프랭클린 플래너를 사 버릴까 하다가 일단 2006년을 다이어리와 잘 지내는지 살펴보고 그 다음에 본격적인 '관리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나에게는 1년의 유예기간이 다시 주어진 셈인데, 다이어리 소중히 다루면서 끄적끄적 많이 써 봐야겠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