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께서는 지난 주 금요일에 한국에 오셨다. 이것이 무려 9달 하고도 보름 만의 일이다. 보통 군인들이 휴가를 나와 부모님을 뵙는 간격보다 훨~씬(?) 더 긴 기간 동안 우리 남매는 부모님 얼굴을 못 뵈었던 것이다ㅡ.

오늘 집에 와 보니 어머니께서 여름옷, 겨울옷 정리를 하고 계셨다. 아직 시차도 적응 못 하셨을 텐데ㅡ. 생각해보니 집안에 이런 광경, 너무 오랜만이다. 아무도 없거나 동생이 방에 있는 경우 뿐이었는데, 경우의 수가 하나 더 늘어난 것이다. 아참. 아침에 등교할 때 '다녀오겠습니다~'라고 말해놓고서는 '이거 너무 오랜만에 말해 본다~'면서 멋쩍게 웃었었는데 말이지. 아무튼 확실한 변화이다.

그래도 부모님과는 서로 20년 이상 같이 지내서 그런지 아홉 달의 간격이 무색하리만큼 급속도로 적응이 되었다. :) 벌써부터 아침밥은 누군가가 일찍 일어나셔서 따끈하게 해 놓고 계셨고, 빨래는 어느새 다 정리되어 있었단 말이다. 지난 주만 해도 이런 일은 내게 환상적인 기적이 일어난 게 아니고서야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오늘은 어머니께서 계시니 가능한 일이구나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고 보면 어머니의 존재가 환상적인 기적, 그 자체인가 싶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