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zz를 좋아한다면서 즉석에서 한 곡을 뽑아(?) 연주할 수 없는 건 마치 화학을 좋아한다면서 원소 주기율표에서 생각나는 원소를 즉석에서 골라 설명하지 못하는 화학부 학생과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시험기간임에도 불구하고 피아노 앞에 앉아 Nardis를 외우기 시작했다. 정말 절박한 마음으로 쳤는지 모르겠지만 이미 외운 Theme를 넘어서 Improvisation 1을 거진 다 외우더니 이제는 2로 넘어가고 있다.

사실 재즈의 참맛은 Improvisation(즉흥연주)에 있지만 솔직히 나는 즉흥적으로 치는 기술이 부족하다. 그 코드 안에서는 여러가지로 변화를 줘서 오른손으로는 즉흥연주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왼손은 offbeat에 가볍게 두드려 주는 연습이 덜 되어 있고 사실 tension과 다양한 scale, code를 사용하는 것은 배우지 않아 어렵다.

그래서 가끔 Fly me to the moon을 혼자서 치다보면 왠지 신선한 리듬감이나 tension 혹은 파격적인 코드가 등장하지 않아 스스로 질리고 만다. 어색하게 Blue note를 집어넣어봐도 영 어울리지가 않는데다가 함부로 Diminished code를 남발했다가는 곡을 망치기 십상이다.

그나마 반주로 익히면서 augmented code가 dominant-tonic 옮김 사이에서 좀 그런대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익힌 것 외에는;;

분명 Bebop scale이라든지, modal scale이라든지, whole-tone scale이라든지 꾸준히 쳐 봤고 온갖 텐션이 다 붙는 dominant라고 하는데도 왜 이리 어색한 것일까.


Theorem1. ('초짜' 정리)
 
이 정리는 내가 실력도 없는데 이런 것들을 뒤섞어 쓰니까 문제라는 것을 보여준다. 마치 들어본 적도 없는 음식 재료들이 고급 호텔 요리사에게는 그야말로 최상의 음식을 만드는 식재료가 되지만 '초짜'에게는 그저 잡탕의 재료가 될 뿐이라는 것이다.

증명은 이미 수많은 실례를 통해 귀납적으로 증명.


corollary1.

이미 알려진 유명한 Standard와 복음성가 중 재즈 풍을 낼 수 있는 노래들을 여러번 변주해보고 다양한 코드와 즉흥연주를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명한 Standard는 일종의 전기밥솥이다. 요리사가 실력이 아무리 뒤져도 전기밥솥에서 밥을 짓는 일은 정말 '밥솥에서 밥을 짓는 것'처럼 쉬운 일이다. 물론 Standard 연주가 쉬운 것은 아니지만 처음 들어보는 어려운 곡보다야 익숙하니까 더 낫지 않은가.


corollary2.
 
가장 좋아하는 Bill Evans의 Nardis가 연습 대상곡으로 가장 적합하다.
 
이는 너무 trivial한 결론.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지만 나는 충분히 이 곡을 좋아한다. 그리고 이미 절반 이상을 외워가고 있다. 일단 완벽히 외워서 연주를 거듭한 뒤 여기서 오는 'Feel'을 그대로 다른 곡에 접목시키면 실력이 h정도는 상승하지 않을까.






선형대수학 중간고사의 후유증이다.

아... 실수투성이... T.T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