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처럼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일이 또 없다.

기포가 들어가지 않게 정말 조심해야 하고 행여나 먼지가 그 안에 들어가면 그야말로 낭패인 것이다. 공기를 조금씩 밀어내면서 쓱쓱 문질러가며 스티커를 제대로 붙였을 때의 쾌감.

그러나 오늘은 대실패였다. 막상 붙일 때는 몰랐는데 붙이고 나서 스탠드에 비춰보니 공기가 들어가서 액정 표면이 완전 엠보싱이 되었다. 아아.. 이런 대재앙. 다시 떼었다가 붙여도 이미 스티커엔 먼지가 붙어 있어서 이미 실패했다. 심지어 물에 씻어보기도 했지만 뭐 별무신통이었다.

결국 처음 할 때 제대로 했어야 나중에 이런 마음 불편함을 겪지 않게 되었던 것이다. 처음 할 때 제대로 했어야... 그래, 핸드폰 액정 스티커 붙이기라는 긴 타이틀을 가진 이 작은 일은 처음 할 때 제대로 해야하는, 돌이킬 수 없는 일 중 하나인 것이다.

생각해보니...

온갖 정성을 다 쏟아가며 석고를 조각하다가 한번 잘못 준 힘에 의해 요철이 있는 부분에 금이 쩍 가 버린다면

종이 우유팩을 제대로 뜯어 열지 못한다면,

당신에 대한 첫인상이 좋지 않았다면

이 모든 것 돌이킬 수 있을까. 대충 돌이켜 무마한다해도 지울 수 없는 흔적들이 남아있더라는 사실은 내 핸드폰 액정을 쳐다볼 때마다 불쑥불쑥 고개를 쳐든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