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양자물리 숙제를 하다가 아주 밤을 지새웠다. 그런데 어쨌든 만족스러운 해를 얻게 되었는데 그 기쁨이 아주 잠을 싹 달아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물론 양자역학 쪽은 다소 지리(?)한 수학 계산이 너무 많다. 그래도 원하는 결과와 그 쪽에서 요구하는 결과가 일치했을 때 정말 그 기쁨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어제만 해도 그렇다. 푸리에 급수에 대해서 아직 깊이 알고 있지는 않으나 약간만 응용을 해보니 1시간 정도가 끙끙 앓다가 잠깐 넘어갔던 그 문제가 순식간에 해결되는 것이 아닌가.
고작 4문제에 불과한 이 숙제를 마치는데는 수 시간이 걸렸고, 5장 정도의 종이와 1장의 첨부가 필요했다ㅡ. 그것도 교과서 숙제였는데 이럴수가.
작년 2학기 때도 양자화학 숙제는 꽤나 잔인하면서도 유쾌했다. 수업과 내용이 상당히 끔찍할 정도로 ㅡ 어쩌면 양자화학에서 다룬 내용들이 양자물리 1,2에서 다루는 내용의 전반을 아우를 것이다 ㅡ 많고 깊었지만 아무튼 내가 지금까지 배운 과목들 중에 가장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던 좋은 수업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양자물리의 결과가 좋으리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확실한 건 지금 충분히 수업 내용을 즐기고 있고, 새벽까지 wave function들과 싸워야 하는 것을 유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으며, 화학에서 다루지 않았던 모습들을 양자물리에서 경험하게 되는 것을 새로운 도전이라고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아참. 복수전공 통과된 것 같다. 이게 어떻게 될는지, 과연 내 인생에 도움이 될는지, 성적은 고꾸라지지는 않을는지 모르겠지만 한번 열심히 해 보자. 지금 주위에서 별로 하지 않는 일이라면 반드시 가치있는 일일 것이라고 그렇게 믿을 거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