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에도 이런 해묵은 반일(反日), 친일(親日) 논쟁이 반복된다는 데서 큰 비애를 느낀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도대체 이 망령같이 우리 주변을 떠도는 이것들로부터 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일까? 이 사람들은 지금으로부터 80여년 전에 한반도의 주민들이 맞이했던 것이 광복(光復)이냐 건국(建國)이냐를 놓고 그렇게 입씨름을 벌이지만, 지금 그게 중요한가? 80년이 아닌 18년 뒤에 한반도의 주민들이 맞이하는 것이 망국(亡國)은 아닐지 걱정하며 좀 더 건설적으로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논쟁에 골몰한 사람들은 다 나이가 지긋이 든 사람들이니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마저 든다. 지금 이승만이 어쩌고, 김구가 어쩌고 이게 그렇게 대한민국의 미래보다 중요한 일이라는 것인지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이 문제를 놓고 입씨름을 벌이는 대중들은 과연 독립기념관에 가서 순국선열들을 기린 적이 있기는 한 것인가, 아니 독립기념관이 어디있는지 알기는 알까? 이승만과 김구, 송진우와 박헌영의 전기(傳記)라도 읽어보고 해방 전후의 혼란스러운 그 역사에 대해 자신만의 사유를 바탕으로 한 논리를 가지고 있기는 한 것일까? 오직 우리가 아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는 빛과 어둠이 있으며, 공(功)과 과(過)가 있다는 사실이다. 그 단순한 진리만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지 어떻게든 상대방을 압살하려고 그렇게 난리를 치는 것일까?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들 주장한다. 하지만 나는 달리 생각한다: 미래가 없는 민족에게 역사는 의미없다. 2024년을 사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위정자(爲政者)들과 학자들이 좀 더 지혜롭게 판단했으면 좋겠다는 게 내 바람이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