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에벤에셀 짧은 회합]
Date 2009.08.26
그러니까 어제 밤 9시 늦은 시각에 희석이와 기원이를 만났다. 희석이는 전역 전에 보고 1년 만에 보는 것 같았고, 기원이는 정말 4년 반만에 보는 것 같았다. 희석이는 공군, 기원이는 해병대를 나왔고 나는 아직 훈련소에 발조차 들여놓은 적이 없으니 참으로 다른 2년씩을 살다 온 사람들이 모였다. 그래도 우리 셋은 모두 고등학교 때 같은 동아리에서 활동했었던 사람들!
희석이는 여전한 것 같았고, 기원이는 들리는 소문(?)대로 신앙심이 투철하다 못해 뿌리박혀 있는 듯 했다. 희석이는 올 한 해 쉬면서 공부도 하고 하고 싶은 활동도 한다고 그랬고, 기원이는 내일이면 나미비아(Namibia)로 3개월간 선교를 떠난다고 한다. 나미비아로 간다기에 환호작약했더니 그간 못 보고 지내서 그런지 우리 가족이 남아공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모양이다. 아버지도 나미비아로 가끔 출장을 가시는데, 보통 사람들은 나미비아가 어디에 붙어있는 땅인지도 모르지만, 내게는 꽤나 익숙한 동네 이름이기도 하다. (나미비아가 어딘지 모르는 사람은 말라위(Malawi)가 어디에 붙어 있는 나라인지, 아니 나라 이름인지조차 몰랐을걸?)
사실 이야기를 더 많이 했어야 했는데, 한창 이야기꽃을 피우다가 사격 게임을 하고, 야구 배팅 게임을 하고, 마지막으로 위(Wii) 카페에 가고 나서는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ㅡ 심지어 영업 시간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ㅡ 열심히 놀아 댔다. 어이쿠. 사실 이러려고 그런 건 아닌데. 그래도 다음에 기회를 잡아서 더 이야기 해보고 해야지. 기원이는 아프리카로 떠나니까 희석이라도 다시 봐야겠다. :) 분명 이야기 수준을 넘어 논의해야 할 것들이 부지기수로 쏟아지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누구한테 '시간 있어? 우리 만나자~'라고 연락하기가 조금 망설여지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그렇다. 늘 그래서 연락을 주저하고 망설여 왔는데, 요즘은 더 심한 것 같다. 쩝. 왜 이런지 모르겠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