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어머니의 귀국]
Date 2009.10.30


어머니가 귀국하셨다. 오늘 6시에 그룹 미팅이 있었지만 양해를 구하고 학교를 나와 인천으로 향했다. 다행히 아침에 나올 때 세차를 했고, 현금도 챙겨놓았기에 인천으로 가는 데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인터넷에서 가는 길을 검색했는데, 기존에 가던 경로와 전혀 다른 경로를 안내하길래 뭐가 잘못되었나 봤더니 그게 아니라 인천대교가 완공되어 그리로 안내하던 것이었다. 뉴스에서나 봤던 인천대교는 지도에서 매우 긴 다리였고, 이 다리를 이용하면 학교에서 인천공항까지는 1시간만에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예상은 적중했고, 덕분에 공항 여객터미널 도착 장소에서 50분 정도 기다리는 수고를 감수하게 되었다. 어머니께서는 요하네스버그에서 홍콩을 거쳐 OZ 722편을 타고 인천으로 돌아오시기로 되어있었다. F 출구에서 나오시는군. 신종플루 여파로 인해 많은 손님을 상대해야 하는 공항 직원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간간이 보이는 승객들 중에서도 마스크를 쓴 사람이 적지 않았다.

어머니는 내가 와 있다는 것을 전혀 몰랐기에 적잖이 놀라셨다. 비행기에서 내내 주무셨다는데, 그래도 몸은 피곤하실텐데. 아무튼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주차해 놓아서 늦지 않게 차에 몸을 싣고 안양으로 가게 되었다. 아쉽게도 가는 길은 익숙하지 않아서 인천대교를 타고 집으로 가지 못했다. 우물쭈물하다가 국제공항고속도로를 타고 가는 참사가 빚어졌고 결국 우리는 인천대교 대신 식상한 영종대교를 보며 안양으로 돌아와야 했다. (여전히 외곽순환고속도로에서는 정체로 인해 고생했다.)

이제 십수개월동안 이어진 나의 유학 생활은 오늘로 종언을 고했다. 어머니는 완전 귀국이고 아버지도 연말께 돌아오실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우리 집도 이사하게 될 것 같고. 아무튼 우리 가족사(史)에서 절대로 잊을 수 없을 한 씬(scene)의 마지막이 보이는 것 같다. 벌써 이렇게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나? 신기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다행스럽기도 하고.

그나저나 아버지 홀로 약 한두달 지내셔야 하는데 잘 지내실는지 걱정이다. 아버지가 귀국할 것을 대비해서 골프채 좀 사 놓아야겠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