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오랜만에 보드게임]
Date 2010.05.29
오늘 교회 우리 조 녕민이 생일을 맞아 함께 모여 밥을 먹고 오랜만에 보드게임 카페에 갔다. 보드게임 열풍이 안양을 한창 휘감아 돌 때에 우후죽순처럼 생겼던 보드게임카페, 이제는 지리멸렬하여 찾아보기가 힘들고 여전히 생존해 있는 보드게임 카페는 하나 뿐이다. 그나마도 손님이 없어 알바들이 저들끼리 노는데 바쁜 상황.
오랜만에 갔는데 정말 감회가 새로웠다. 내가 보드게임 카페에 처음 간 것은 형빈이의 인도로 자바 ㅡ 지금은 없어졌던 거의 최초에 생겼던 보드게임 카페였다 ㅡ 에 가서 'Jenga'와 'Die Siedler von Catan'을 했던 2002년의 어느 여름날이었다. 그 때부터 급속도로 보드게임에 빠져 나는 친구들과 온종일 게임을 하느라 바빴고, 휴일이었던 수능시험날에는 아예 8시간동안 거의 무제한으로 자리를 잡아 저녁은 샌드위치로 때우며 놀기도 했다.
한때에는 보드게임이 온라인에서도 대유행이었다. 온갖 클럽 및 카페가 난립했고 보드게임 전문 사이트들도 많이 등장했다. 내가 애용했던 곳이 보드게임방닷컴이었는데 ㅡ 지금은 이미 없어진 지 오래이다. ㅡ 시험기간에도 게임 룰을 익힌다고 pdf파일을 다운로드받아 열심히 학습했던 것이 잊혀지지 않는다. 나는 주로 머리를 쓰며 시간을 오래 들여야 하는 게임들을 즐겨 했다. 아예 전쟁 게임 몇 개는 직접 구매하기도 했는데, 아직도 내 책장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다. (History of the world는 최근에도 몇 번 한 적이 있다.)
요즘은 보드게임카페가 '우리 어디 갈까?'의 선택지에 잘 오르지 않는 수준에 이르렀다. 나로서는 안타까운 일이긴 하지만 별 수 없다. 고등학교 때 정말 열심히, 즐겁게 헀던 기억을 떠올리다보면 가끔 웃음이 피식 나면서 '정말 이기고자 하는 욕심이 강했지'라는 생각이 나곤 한다. 뭐, 지금도 달라진 건 없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