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새해에는...]
Date 2010.01.01
날짜에 2010이라고 치는 것이 아직은 익숙하지 않지만 2009년의 첫날에도 어색했던 것이니만큼 시간이 지나면 아무렇지도 않게 될 것이다. 새로운 밀레니엄이라고 호들갑을 떨었던 게 벌써 10년전이라니. 나는 오늘로 25살이 되었다! 새해 첫날이라고 뭐 특별한 일을 하지는 않았고, 다만 늦잠을 자고 일어나서 오랜만에 게임(Axis & Allies)을 하고 좀 놀았다ㅋ
요즘은 휴일에 그냥 빈둥거리며 집에서 지낸다. 예전같으면 휴일이 아까워서라도 뭘 보러 가거나 같이 모여 놀거나 그랬을텐데 요즘은 주중의 빨간 휴일을 달력에서 발견하면 '마음껏 자겠구나'하는 안도감이 먼저 드는 것이 나도 벌써 직장인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ㅡ 비록 나는 직장인은 아니지만 그들보다 더 오랜 시간동안 집을 떠나 있었다.
2010년에 바라는 것? 글쎄, 혼인식을 올렸으면 좋겠다... 는 가능성 없는 바람일 뿐이고-! 아직 나는 학생이니까, 공부하고 있는 일에 소기의 성과가 있으면 좋겠다. 학부생일 때 학습하는 것이 잘 이해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어제 공동으로 연구하는 물리학부의 랩에 가서 연구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선배가 말하길 이번 방학이 지나가기 전에 결과를 내보자는 것이었다. 이 추운 겨울을 뜨겁게 보내야 할 이유가 생겼다. 그런데 정말 내가 논문을 낼 수 있을까? 외국 학회에 가서 발표를 할 수 있는 것일까? 늘 내가 '나보다 앞선 사람들의 일'로만 여겨왔던 것을 수행할 나이와 단계가 되어 간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기만 하다. 지금처럼만 조금 더 나아간다면 2010년을 학자로서 첫 결과물을 내놓는 그런 해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그리고 2010년엔 옷이랑 화장품을 많이 사 보고 싶다. 그리고 키보드 신디사이저를 샀으면 좋겠다. 지난 1년간 피아노를 거의 치지 못했다. 새벽에도 피아노를 연주하려면 내 귀에만 국소적으로 음파를 발산해 줄 수 있는 그런 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새해에는 내 주변을 좀 더 돌아 보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좀 더 잘 전화하고, 마주치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진심을 다 하는 그런 사람? 봉추찜닭집에서 밥을 먹다가 본 글귀가 요즘 따라 깊이 마음에 박혀 있는 걸 느꼈다. "백년 살 것도 아닌데 사람 하나 따뜻하게 대하기 그리도 힘드오?"
2010년에는 해외여행을 한 번 갔으면 좋겠다. 아마 올해 말까지는 유럽행 보너스 티켓을 구입할 수준이 될 것 같은데, 고민이다. 짧은 휴가 기간동안 유럽을 다녀오는 건 의미가 없고, 그리고 여행을 위해 유럽을 가고 싶은 마음도 그리 크지는 않다. 가고 싶은 아르메니아나 그린란드를 가려니 마일리지가 한 자리수 더 필요하고, 차라리 이럴 거면 가까운 일본이나 홍콩, 혹은 싱가포르를 다시 갈까 생각하고 있다.
김혜수와 유해진이 커플이 되었다는데, 정말 놀라운 일이다. 나도 일전에 유해진을 닮았다는(!) 말을 듣곤 했는데, 그럼 나도 그런 꿈을 꿔도 괜찮은 건가?!?! 아니, 별로 구미가 당기는 일은 아닌 것 같긴 하다. 흐음.. 김혜수와 유해진이라...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