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회나 미사나 모두 본질은 하나님/하느님 (=God in Trinity, 도대체 이런 병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참 짜증나는 한국교회의 현실이다.) 을 향한 전례의 형태이다. 그런데 이 모임이 점점 정치색을 띠고 있다. 박정희를 위한 추모예배를 하지 않나, 연평도 포격을 운운하는 시국미사를 벌이지 않나. 우리나라의 종교성이 참 좋은 것은 인정하지만 이런 식으로 정치적으로 전례를 이용해서야 하겠나. 그 전례를 친히 받으시는 신이 참으로 기뻐하실 노릇이다. 도대체 박정희에게서 무슨 믿음의 원리를 찾을 수 있겠으며, 예수께서 국정원 사태를 책임지라고 사제가 거양하는 성체에 화(化)하셨겠느냔 말이다. 참으로 어이없는 행태들이다.


기독교 ㅡ 나는 개신교와 천주교를 엄격히 나눠 부르므로 기독교라고 하면 신구약 성서에서 표징하는 삼위일체의 신을 믿는 모든 교파를 아울러 말한다. ㅡ 의 본질은 사회참여나 혁신이 아니다. 기독교 신앙의 본질은 예수의 부활에 근거한 죄 문제의 해결, 곧 구원 아닌가? 그 구원이 정치적인 방식으로 이뤄지리라고 믿는 사람은 진정한 종교인이 아니라 종교의 탈을 쓰고 선동을 하는 사기꾼에 지나지 않는다.


적당한 수준에서 그치자. 내가 천주교인이 아니니 정의평화위원회의 시국미사 결정 ㅡ 이건 시위 때마다 늘 단골처럼 등장하는 문제적 비인준 사제 집단인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과는 다른 엄연한 인준 단체이다. ㅡ 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할 자격이 없으나, 개신교의 적극적 정치 참여만은 좀 지양했으면 좋겠다. 이 저명한 목사님들이 지난 정권 이명박 대통령 하에서 너무 겁 없이 청와대를 들락날락 하신 게 아닌가 싶다. 차라리 부산에서 이달 초에 열렸던 WCC에나 다 참석하시지...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