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이형이 기획해서 지면 3면 분량의 기사를 냈다. 베를리너판으로 작아졌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쓰는 것도 쉽지 않은 일 아닌가. 형에게 깊은 감사와 박수를 함께 보내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기사를 보면서 과연 대학원생들이 처한 현실이 그렇게 녹록한 것이 아니구나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사실 나는 분에 겨운 대학원생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경제적인 어려움을 단 한 번도 느끼지 않았고 진로나 진학의 문제에 전혀 고민을 쏟은 적이 없었으니 남들이 가지는 두어가지 근심거리에서 이미 해장된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교수님의 경우 역시 마찬가지이다. 사실 대학원에 들어와 이 교수님 이야기, 저 교수님 이야기 듣다 보니 정말 사례를 열거하기에도 민망한 분들이, 아카데미아의 세계에 발을 딛으려고 하는 후학들에게 수치심을 주실 만한 그런 분들이 도처에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게 어디 학계에 국한된 이야기겠냐만 그래도 씁쓸한 사실임에는 분명하다. 예를 들면 대학원생들을 사노비 다루듯이 한다는 그런 이야기는 너무나도 흔히 들리는 이야기라서 정도에 차이만 있을 뿐이라는 말이 더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그런데 그것조차 사실은 인정해서는 원래 안 되는 잘못된 명제 아닌가? 그래도 우리 교수님은 그런 잘못된 마인드를 가지고 새왈하시는 분이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니 여기서도 나는 구제받은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예외라고 해서 많은 대학원생 동지들이 겪는 불합리하고도 부당한 처우에 대해 입을 다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학원생들이 교수님들과 척을 지고 대적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자명하다. 아마 대학원생들을 잘 대우하는 것은 실험실 전체적으로 바람직한 결과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연구를 위해서 큰 뜻을 품고 온 사람들이니만큼 좋은 환경을 베푼다면 분명 좋은 결과로 갚을 것이라 믿는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