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심포지엄 때문에 연대에 간 적이 있었다. 점심을 간단히 먹고 신촌으로 나와 커피를 한 잔 들이키며 책을 본 뒤 서성이는데 학교 주변에 약국이 매우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러다가 ㅡ 정말 무슨 이유에선지 아직도 가늠하기 힘들지만 ㅡ 치실을 구입하기로 마음 먹었다. 치실을 사용하면 그렇게 개운할 수가 없다며 늘 추천하시는 이모의 의견을 따르기로 한 것이다. 우리 부모님은 스케일링에 다해 매우 소극적이신데 치실 사용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견을 내비치신 이 없었다. 그렇다면 치실은 써 볼만한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게 아닐까 싶다.


간단히 인터넷 검색을 해서 고른 것이 Oral-B 민트향 치실이었다. 50m 짜리라니 엄청 오랫동안 쓸 것 같았지만 한번 끊어 쓸 때 50 cm 정도를 권장하는 걸 보니 100번 정도 쓰면 끝날 길이다 ㅡ 물론 매일 하루 한 번씩 꾸준히 쓸 때를 기준으로.. 가격은 생각보다 얼마 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별다를 게 없는 폴리에스터 섬유가닥을 한데 모아 만든 실일진대 지금 이 타자를 치는 찰나에도 수십 아니 수백개의 치실용 폴리에스터 섬유가 대량합성되고 있으리라. 아무튼 약국에서 약이나 건강보조식품 이외의 물건을 구매해본 건 콘돔(!)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그후로 한동안 치실을 안 쓰다가 최근 며칠 사이에 치실을 본격적으로 쓰고 있는데 이야, 이거 정말 좋다. 거대한 음식물이 손쉽게 나오는 것은 물론 잇솔질로 절대 나올 수 없었던 온갖 더러운 치태, 찌꺼기 치실에 그대로 묻어나오는 것이었다. 유튜브 동영상을 보면서 치실 사용법을 익히고 그대로 적용했는데 정말 영상에서 보이는 그런 더러운 기묘한 존재들이 내 치아 사이에도 있었던 것이다!


뭔가 뻥 뚫린 느낌이 들었다. 이 사이사이에 시원한 바람이 부는 것 같았고 기분 좋은 이 시원함이 나를 더 기쁘해 게 주었다. 이래서 이모가 치실을 극찬하는 거구나! 잇솔질만으는 관리하기 쉽지 않은 부분들을 효과적으로 청소해주는 것을 보니 치실 사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홍보해야겠다. 치실 사용이 치아 건강에 큰 도움을 준다고 말이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