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집에서 돈가스를 만들어 먹다가 유튜브로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재즈 모음곡 중 2번 왈츠곡을 재생했다. 자주 듣던 음악이었는데 오늘따라 이 음악이 퍽이나 소련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다를까, 자동재생으로서 이 곡 다음에 재생된 음악이 브람스의 '헝가리 춤곡'이었는데 동구권 민족음악에서 느껴질만한 바로 그 무언가가 아까 전 곡인 재즈 모음곡에도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이제는 확신으로 바뀌었다.


신기하게도 쇼스타코비치가 재즈 모음곡을 작곡해서 공연할 때는 볼셰비키 혁명 이후 모스크바에 소비에트 정부가 들어섰던 때였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적국인 미국의 음악인 재즈를 차용해서 작곡을 했다는 것은 참 무모한 짓이 아니었나 생각이 되는데, 가만히 들어보면 왈츠의 경우에는 미국 문화, 재즈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 희한하게 대개 황토색 군복에 붉고 노란 별이 달린 군모를 쓰고 걸어다니는 공산주의 군대가 떠오른단 말이지.


늘 듣던 음악도 가끔은 생경하게 느껴질 때가 있는 법이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