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가 김예림(Lim Kim)의 'Goodbye 20'라는 노래를 듣게 되었는데, 내가 스무살이었던 것이 무려 12년 전임에도 '아, 정말 공감간다.'라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 물론 가사가 말하는 구체적인 상황들을 내가 겪었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그 나열된 상황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전혀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에 대한 처참한, 하지만 허무한 배신'의 감정에 대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던 것이다.


나도 스무살 때 그런 걸 분명히 느꼈는데, 이 노래는 이걸 이렇게나 경쾌한 멜로디에 담아냈다 ― 그게 정말 좋다. 그러니까 그게 무슨 고도의 현학적 표현을 써 가며 심각한 감정 과잉을 가득 담아 거창하게 (실제로는 유치하게) 사회비판 비스무레하는 것을 하는 게 아니라서. 이 얼마나 산뜻하고 씁쓸한 스무살 예찬이란 말인가.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