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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추출이 일어나는 과정을 살펴보니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다름아닌 변기. 레버를 눌러 물을 내리면 변기안에 있던 수많은 배설물은 솨르르 쏟아지는 물과 함께 어디론가 씻겨나가고 어느새 변기는 새로운 깨끗한 물로 가득 차게 된다. 변기는 전기로 작동하는 것이 아닐텐데 이게 어떻게 가능한 일이란 말인가?
비밀은 바로 속슬렛 추출기에서 볼 수 있는 S자로 굉장히 급격하게 뒤틀려있는 유리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속슬렛 추출기에서 고이는 용매는 S자관의 높이를 넘어서는 순간 순식간에 추출기에서 제거되어 아래로 흘려보내지는데, 이것이 바로 변기의 물 내려가는 원리와 같은 것이다. 즉 평소에는 물이 고여 있지만, 일정량 이상의 물이 더해져서 수위가 높아지게 되면 순식간에 변기로부터 물이 제거되어 하수도로 흘려보내지게 되는 것이다. (이게 그림으로는 설명하기 쉬운데 글로만 쓰려니까 참 어렵구만.)
아무튼 속슬렛 추출기도 사용하고, 요즘은 고분자와 더 친밀한 느낌이 들어서 참 기분이 좋다. 내가 원래 하고자 했던 화학에 좀 더 가까워졌다는 느낌도 들고, 정말 화학자가 되었다는 느낌? 그런데 다른 것들도 참 긍정적이지만 여기 미네소타 대학 화공과의 '눈으로 보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서 실생활에 응용할 것을 도모한다'는 자세가 정말 마음에 든다. 이건 공학도들의 기본 자세인데, 비록 약간 다른 세계에 살고 있기는 하지만 이학도들이 좀 곰곰히 생각해볼 점이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
요즘 진짜 거짓말 아니고 연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역시 연구는 반복적인 결과가 지속적으로 관찰이 되어야 앞으로 진행할 수 있는 법이다! 이번 겨울까지 한 가지 일을 또 끝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