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초부터 기존에 다니던 Anytime Fitness 헬스장 계약을 종료하고 학내에 있는 Recreation and Wellness Center (흔히 렉 센터라고 줄여 말한다.)에 등록해서 다니게 되었다. 규모 측면에서는 Anytime Fitness에 비해 학내 렉 센터가 월등히 큰데다가 렉 센터에는 헬스장 뿐만 아니라 각종 체육 활동을 위한 제반 시설들이 다 갖춰져 있어서 서울대학교에 있는 포스코 센터를 떠올리게 한다 ― 물론 미국 스케일이 한국보다 항상 더 크기 때문에 렉 센터가 포스코 센터보다 2배 정도는 더 크다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Anytime Fitness보다는 좀 더 자유롭고 폭넓게 운동을 진행할 수 있다. 특히 Anytime Fitness에서는 내 하체 길이가 서양인 평균보다 다소 낮기 때문에 하체 운동 기구를 사용하는 데 애로사항이 참 많았는데, 여기는 그나마 좀 나은 편이라서 앞으로는 하체 운동도 즐겁게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

문제는 Anytime Fitness에서 렉 센터로 계약이 전환되는 기간에 해당하는 10월과 11월에는 전처럼 운동을 꾸준하게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 주에 최소 3번씩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이 기간 동안에는 거의 한 주에 2번도 가기 버거웠다. 물론 실험 일정에 치이는 바람에 운동을 자주 못갔다는 핑계를 댈 수도 있긴 하겠지만, 그게 뭐 어디 어제 오늘 일이었던가 ― 솔직하게 말하자면 운동을 가는 게 그렇게 귀찮을 수가 없었다.

그 결과 요즘 체중은 68 kg 정도에서 간신히 턱걸이를 하고 있다. 이 정도면 1년 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올해 봄에 체중이 엄청나게 줄었다가(~65 kg) 여름에 최고점(~ 70 kg)을 찍었는데 요즘은 그 중간 값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올해만큼 체중이 이렇게 극심하게 변했던 적이 없었는데 참 다사다난했던 게 아닌가 싶다.) 현재 최고점보다는 약 2 kg 정도 덜 나가기 때문에 문득 '내가 살이 빠졌나?'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미국으로 떠나기 직전 한국에서의 체중이 66 kg 정도였던 것을 생각하면 미국에서 체중이 붙은 것은 맞다. 게다가 아무리 운동을 게을리하고 다른 일에 몰두했더라도 체중이 계속 이 정도에서 유지가 되는 것을 보면 '체중의 평형점'이 이전보다 올라간 것은 확실하다. 그러니 운동을 다시 원래 수준으로 꾸준하게 진행한다면 올해 목표인 69 kg 는 무리 없이 달성할 것 같다.

아참! 최근에 우리 실험실에 합류한 한국인 포닥분이 굉장히 운동을 성실히 (그리고 과학적으로) 하시는 분이라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분은 고립과 집중을 굉장히 강조하시는데 한 번 같이 운동해봤더니 생각보다 적은 무게에도 높은 운동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이게 좋은 자극이 되어서 한국에 돌아가는 날에는 앞자리 숫자가 6이 아닌 7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