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사이트 소개
Introduction of the website
fluorF 소개
Introduction of fluorF
새로운 소식
News
하루 이야기
Daily essay
글
Articles
사진첩
Album
방명록
Guestbook
하루 이야기
Daily essay
연도별 책갈피
today 2024 2023 2022 2021 2020 2019 2018 2017 2016 2015 2014 2013 2012 2011 2010 2009 2008 2007 2006 2005 2004마지막 날 오전, 이곳에서 인기 있는 음식 중 하나인 베녜(beignet)를 카페오레(café au lait)와 함께 먹고난 뒤 뉴올리언스 서남부에 있는 오듀본(Audubon) 공원을 돌아보았다. 1900년대 초에 계획되어 만들어진 이 공원은 100여년전의 첫 계획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뉴올리언스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아침 날씨와 더불어 때마침 야유회를 가진 어린이 단체 모임의 왁자지껄한 소리가 퍽 어울렸다. 한국에서 보기엔 어려운 실로 거대한 나무들이 열지어 서 있는 산책길 위를 걷다보니 쉴새없이 맥주를 들이키며 요란한 음악소리에 몸을 맡겼던 어제와는 다른 굉장한 평온한 분위기였다. 마음이 편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오듀본 공원 남쪽에 동물원이 있고 여기에서 진행하는 (악어를 목격하는) 습지 투어의 인기가 굉장하다고 했지만 시간이 없는 관계로 동물원까지는 가지는 못했고 그냥 공원에 난 거리를 죽 걸어다녔다. 아참, 동물원 옆쪽에 있는 수령 280년 정도 되는 떡갈나무인 tree of life까지 보러 걸어갔고, 돌아오는 길에 수도원 옆에 조그맣게 마련된 라비린스(labyrinth)가 있어서 미로를 걸으면서 잠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도 가졌다. 공항으로 떠나기 전에 음식점에 들러 크리올(creole) 스타일의 점심 식사를 했다. 이렇게 3박3일간의 여행은 종료!
어제 잠깐 글을 남기긴 했지만, 뉴올리언스 여행은 정말 최고였다! 물론 내가 재즈를 좋아하기 때문에 재즈의 발상지인 이곳 뉴올리언스를 좋아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 도시는 재즈가 아니고서라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매력적인 것들이 무척 많은 최고의 여행 도시이다. 첫째로는 유흥이고, 둘째로는 루이지애나의 독특한 문화이며, 셋째로는 남부의 멋진 날씨가 이 도시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우선 유흥. 한국 사람치고 음악과 춤이 어우러진 밤거리를 싫어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뉴올리언스 최대 번화가인 버본(Bourbon) 스트리트의 밤은 '지새울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어느 곳에서는 흥겨운 빅밴드풍의 재즈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반대쪽에서는 힙합 음악이, 좀 더 걷다보면 락 밴드의 공연이, 맞은편에서는 스트립 댄서들의 화끈한 공연이, 저 건너편에는 점잖은 재즈 음악이, 그리고 그 옆에는 최신 팝 뮤직이 흘러나오고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스타일을 찾아 술잔을 기울이거나, 춤을 추거나, 혹은 시간 자체를 즐기고 있다. 자유롭게 이곳저곳 왔다갔다 하면서 즐기기만 해도 시간이 금방 간다. 친구들과 함께 왔으면 정말 재미있게 놀았을텐데 그게 좀 아쉽다.
그리고 루이지애나의 문화. 이곳은 원래 프랑스령이었고 스페인의 짧은 통치도 겪은 굉장히 독특한 역사를 지닌 곳이다. 그 결과 이곳의 식문화와 건축, 그리고 음악은 다른 주들의 그것들과는 차별화된 뭔가가 있다. 이것을 하나의 멋진 이론으로 꿰어 설명할 수 있을 만큼 내가 미국 문화에 정통하지는 않으나 한 가지 힘주어 말할 수 있는 것은 루이지애나는 다른 주들과는 (굉장히) 다르다는 것이다! 아침, 점심, 저녁으로 루이지애나의 크리올 양식의 음식을 먹으며 가든 디스트릭트(Garden District)의 멋지고 아름다운 프랑스풍 가정집들 사이로 난 길들과 프렌치 쿼터(French Quarter)의 이국적인 시내를 걷다보면 이곳이 미국의 여느 도시와는 굉장히 다르다는 것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남부의 멋진 날씨. 아침마다 도시를 내리쬐는 루이지애나의 햇살은 아름답기그지 없었다. 물론 미네소타에도 멋진 날씨가 있긴 하지만 이처럼 강렬하게 화사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누구라도 뉴올리언스에서 시간을 보낸 사람이라면 한국의 성냥갑같은 도시에서 살기보다는 바닷가가 있는 남부 해안의 한 동네에서 여유롭게 살고픈 생각이 들 것이다.
아무튼 환상적인 여행을 마치고 이제 미네소타로 돌아간다. 미니애폴리스로 돌아가서 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긴 하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 힘을 얻었으니 문제 없을 것 같다. 참 행복한 3박3일이었다 ㅡ 나쁜 스피릿 항공사가 날려버린 첫날이 그저 아쉬울 따름이지만...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