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애폴리스에 어젯밤 11시에 도착했고, 집에는 자정이 넘어 들어왔다. 시차 적응이라는 대업(大業)을 완수하고자 샤워를 한 뒤 잠을 청했고, 다행히도 잠에 들어 아침 7시 반쯤에 일어날 수 있었다. 하루종일 X선산란분석장비 앞에 앉아 다른 이들의 실험을 도와주었고, 밤새 돌릴 내 샘플을 기계에 넣어둔 채 사무실로 돌아왔다. 그렇게 저녁 7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 되어서야 하루 일과가 끝났다. 졸립긴 한데, 이전처럼 연구 활동이 불가능할 정도로 무기력하게 졸린 것은 아니었다. 살면서 단 한번도 한국에서 미국으로 갔을 때 단시간 내에 시차 적응에 성공한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작은 희망이 들긴 한다. 물론 이런 마음가짐조차 시차 적응에 방해될까봐 애써 도도한 척 무시하면서 걱정하는 마음으로 밤을 기다리고 있긴 하지만.


미니애폴리스의 7월 말은 불구덩이같은 한국과는 전연 딴판이다. 특히 밤 온도가 10도 중반 정도로 매우 낮은데(?) 이 때문에 어젯밤에 잘 때 너무 추워서 긴바지를 입고 자야할 정도였다. 에어컨을 틀 필요조차 없었다. 너무 더워서 속옷 한 장만 입고 이불마저도 덮지 않은 채 선풍기 바람에 의존하며 잤던 지난주와는 사뭇 대조적인 날씨였다. 최근 미니애폴리스 여름 날씨가 굉장히 선선해서 지내기 좋았다는 이곳 사람들의 말에 그저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주는 굉장히 바쁜 주이다. 당장 8월 1일에 있을 이사가 가장 큰 문제다. 이틀 내에 짐 정리와 집 청소를 마쳐야 하는데 지금같은 체력으로 제대로 잘 해낼 수 있을 지 걱정이다. 오늘 저녁을 먹은 뒤 내내 집정리를 해야할 것 같은데 문제 없이 잘 치러내길 기도한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