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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기분이 참 묘했다. KIST에 온 지 1년이 다 되어가는데 이 곳에서 내가 무엇을 했나 싶은 생각도 들고, 여전히 해결해야 할 것이 하나하나 남아있다는 것이 위안을 주기는커녕, 내가 이곳에서 도움이 될 만한 연구원으로 지내고 있는지 조금은 불안한 마음이 들면서 기분이 퍽 상했다. 뭐 연구원 생활을 짧게 하고 말 것이 아닌 이상 1년간은 잘 탐색하면서 이곳의 분위기와 연구 주제들을 파악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는 생각하고 있고, 또 새로운 환경에서 약간의 마비(?)와도 같은 증상이 초기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 안 해 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조급증 비무레한 것이 들었다. 그나마 연구실에서 일하는 학생의 논문 작성 및 교정 등을 봐 주면서 이 분야 연구의 즐거움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고 스스로 느끼는 것이 다행이랄까나?
내가 아무리 박사를 했고 포닥을 했고 정출연 연구소에 들어왔기로서니, 다른 연구원분들이 볼때에는 아직도 한참 배우고 도전해야 할 게 많은 어린 박사겠지. 너무 감상적인 생각에 젖지 말고, 지금 주어진 일들을 충실히 해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이만 자리에 들어야겠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