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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아버지 수행(?) 중인 내 사정이 딱 그렇다. 자충부돌(子衝父突) 여행이 될 것이라고 짐짓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나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하루에 몇 번이고 감정이 상하는데, 극도의 스트레스 때문인지 오늘은 내 가민(Garmin) 시계가 '정상 보다 높은 심박수가 감지되었다'고 알람을 울릴 정도였다. 자고 일어나면 또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오늘은 태연하게 잘 지내보자고 다짐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 다짐은 어느새 다시 심연 저 아래로 내동댕이쳐진다. 프로메테우스처럼 매일 낮 나는 고생하고, 시달리고, 고통받는다. 하지만 나는 다시 멀쩡해진 상태로 다음날을 맞이한다.
이번에 정말 아버지와 며칠동안 지근거리에서 숙식을 함께 하면서 아버지로서가 아닌 66세의 한 인간 '김종인(金鍾仁)'을 낱낱이 들여다보게 되었는데, 오늘 여행 일정이 딱 6일째인데도 불구하고 새롭게 깨달은 바가 무척 많다. 한 가지 내가 깨달을 바를 여기 슬쩍 흘리자면, 일단 아버지는 죽었다 깨어나도 내가 이런 심적 고통을 가지고 당신의 여행 일정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관심도 없을 것이다. 매일같이 아버지 관찰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작성된 내용을 복기하다보면 실로 이런 분을 모시고 열사흘을 함께 보낸다는 (정신 나간) 결정을 반년 전에 어찌 한 것인지, 나도 자못 놀라울 지경이다.
이번 여행은 정말이지 자아성찰(自我省察)의 절정이요, 미러링(mirroring)을 통한 참교육의 현장이었다. 한국으로 돌아오면 여행이 처음 계획된 4월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기억과 기록을 담아 장편의 수필을 작성할 예정인데, 40년 평생(?)의 역작이 될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번 여행을 통해 내 태도와 행동도 크게 바뀌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실로 기념비적인 경험이라는 것만 먼저 얘기해 두겠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
템플 스테이니 피정(避靜)이니 이런 거 다 필요 없다. 아버지와 여행을 가면 삶이 바뀌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을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