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원주를 방문했을 때 부모님과 함께 고구마, 옥수수, 상추 등을 심으러 간 적이 있었다. 아버지 회사에서 주말 농장 운영을 위한 땅을 빌려 직원들에게 분양해 주었는데, 우리 아버지는 도로에 접한 대략 50 제곱미터정도 되는 땅을 받으셨던 것이다. 그 날 오랜만에 나름 '생산적인 노동'을 하였다.  땅을 일구고 흙을 북돋아 주어 이랑을 만들고 일정한 간격으로 다양한 식물들을 심고 물을 담뿍 뿌려주었다. 어머니께서 마치 자식 농사 짓는 것 같다기에 나도 이들 식물들을 내 형제자매로 여기기로 했었다.


그리고 1달이 지나 오늘 오랜만에 이 형제자매들을 만나러 갔다. 심을 때만 해도 연둣빛이던 채소들은 어느새 저마다의 진한 녹색과 자주색의 옷으로 갈아입었고, 잎의 갯수는 갑절이 되었다. 옥수수는 어느새 한 마디 더 자라있었고, 앞으로 다가올 장마철의 빗물과 그후에 이어질 작열하는 햇볕을 기대하고 있는 것 같았다.


돌보는 손길 가운데 스스로 자라나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 무엇인가를 키우는 재미가 이런 것이 아닌가 싶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