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마치고 집에 도착했는데 핸드폰이 없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헬스장에 핸드폰을 두고 온 게 분명했다. 마음이 급해진 나는 영하 15도의 밤공기를 뚫고 전력질주하여 걸어서 10분이 걸리는 거리를 3분만에 주파했다. 다행히 토요일은 사람이 별로 없었기에 핸드폰을 가져갈 사람은 없었으며, 화장실에 핸드폰이 곱게 놓여있는 것을 보자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과 희망의 탄식이 쏟아졌다. 잠시 숨을 돌리느라 변기에 앉아 그저 23초 정도 멍하니 핸드폰을 바라보고 있었다.


너무 급하게 달려서 그런지 차가운 밤공기를 단숨에 너무 많이 마셔서 지금 목이 칼칼하고 꼭 감기에 걸릴 것만 같다. 물론 내일 날씨는 지금보다는 조금 따뜻해지겠지만 (그래봐야 영하 10도) 목관리를 잘 해야 할 것 같다.


사실 어제 하룻동안 너무 큰 스트레스를 받으며 지내고 있었는데 심지어 밤잠을 설칠 정도였고 운동을 하는 도중에도 실험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그런데 오늘 이 오밤중 달리기 덕분에 스트레스가 단숨에 해소되고 말았다. 그래, 이렇게 전력을 다하면 못할 것도 없을 거야. 불행 중 다행이라고 지금까지 얻었던 NMR 결과를 다시 살펴보니 어제 내가 너무 과도하게 부정적으로 생각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주문한 시약이 오면 어제의 멘붕을 기억하며 철저하게 실험을 해서 결과를 얻어낼 것이다. 콜록콜록.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