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처음 이 노래를 유튜브를 통해 들었는데 너무 괜찮아서 지금 수십번은 돌려 들은 것 같다. 예전에 'Russian Roulette'을 들으면서도 느낀 거지만, 레드벨벳 노래는 무조건 이어폰을 끼우고 저음부가 확실하게 보장되는 상태에서 들어야만 참맛(?)을 느낄 수가 있다. 'Peek-A-Boo'의 경우 이러한 차이가 극명하게 커지는데 아마도 벨벳 컨셉에서는 저음부의 영향력이 레드 컨셉보다 훨씬 두드러지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곡 전반에 반복적으로 깔리는 음률은 굉장히 매력적이다. 미니멀리즘의 느낌이 물씬 나는데 쿵쿵 때려대는 저음부와 어울려 묘한 느낌을 자아낸다. 물론 거기에 쌓이는 레드벨벳 보컬들의 멜로디와 화성은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다.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각 멤버들의 스타일도 훌륭한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조이. 아마 해외 팬들이 더 늘어날 것 같다.


레드벨벳이 레드 컨셉으로 '빠른 속도, 난해한 가사, 중독성 있는 후크'로 인기를 얻었다면 벨벳 컨셉으로는 음악성과 다양한 음악적 시도로 사람들을 매혹시키는 느낌이다. 'Peek-A-Boo'를 메인 트랙으로 택했던 정규 2집 'The Perfect Velvet' 수록곡들 모두 '아니, 아이돌 걸그룹이 이런 노래들도 소화할 수 있나?'하는 충격적인 느낌을 선사하는데 이번 리패키지 메인 트랙인 'Bad Boy'를 듣다 보니 '우와, 과연 레드벨벳의 한계는 어디인가?'라는 탄성 섞인 의문을 진지하게 가져보게 되었다.


샤이니와 f(x)라는 걸출한 그룹들을 통해 미리 시도해 본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기반으로 한 SM의 기획력, 그리고 레드벨벳 멤버들의 출중한 실력이 막강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고 이게 꽤나 잘 먹혀들어가는 것 같다. 평론의 측면에서나, 대중의 선호 측면에서나 동일하게 말이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