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송신자가 화학부 정권대 선생님으로 찍혀 있는 이메일을 받았다. 첫줄은 다음과 같았다: 각 연구실 담당자들에게 알립니다.


그렇다. 1년 정도 내가 우리 실험실 방장(Lab captain)으로 있게 되었다. 입학보다 졸업이 더 가까운 나로서는 이게 웬일인가 싶기도 하지만, 어차피 각 방 사람들이 짧게는 한 학기, 길게는 일 년정도 방장 역할을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니 그다지 거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는 못했다. 뭐 잡무가 늘어나긴 하겠지만 나도 벌써 실험실에 4년 이상 있다보니 처리 능력도 그만큼 늘었으니 피차 문제될 것은 없어 보였다.


우리 랩의 방장의 역할은 교수님과 학생들을 연결해 주고, 랩의 일들을 중재하며, 궂은 일을 앞서서 하는 것으로 다소 까다로운 것이긴 하다. 하지만 그렇게 큰 부담은 들지 않는다. 워낙 다들 자기 일들을 잘 알아서 하는데다가 공통의 목적에 대해서는 성심껏 협조하니까. 랩을 개혁하거나 일신해야 할 필요도 없어보일 정도로 요즘은 실험실 일들이 잘 풀려나가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좀 더 공부하고 연구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나가고 싶긴 하지만 그건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ㅡ 다만 신입생이 들어오거든 그러한 시도를 하나 해 보고 싶긴 하다.


아무튼 방장이 되었으니 교수님과 더 친밀해지지 않을까 싶다. 요즘 교수님과 이런저런 이야기하고 의견을 나누는 게 참 흥미롭고 생산적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앞으로는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지 않을까 싶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