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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그리스인들이었다면 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아니, 우리가 그리스와 가까운 문화권이었다든지 지리적으로 가까웠다면 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번역된 다른 언어의 주기도문을 한 번 더 번역하여 사용해왔던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라 ㅡ 그리고 그게 한 100여년 가까이 되었다. ㅡ 그리스어에서 직접 번역을 해서 원문의 뜻을 잘 밝히는 번역을 한다고 해도 우리 입에 익숙하지 않을 뿐더러 자칫 반발을 살 수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개역개정판 성경에 쓰여있는 주기도문을 바치는 것이 가장 문제점이 적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물론 번역이 얼마나 원 의미를 잘 나타내느냐 하는 것에서 여러 이견이 있을 것 같지만, 적어도 교회에서 개역개정판 성경을 쓰기로 결정했다면, 기도문 역시 그 성경에 쓰여 있는 대로 해야 옳을 것이다. 그 기원이 성경이 아닌 역사와 전통 속에서 정립된 신조라면 번역은 다양할 수 있지만, 성경에 그대로 적혀 있는 주님의 기도는 그 번역되어 있는 성경 그대로 쓰는 것이 가장 문제가 덜 하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예장 통합의 새 번역 역시 몇 가지 문제점이 지적된 바 있다. 이도 저도 완벽한 번역이 아니라면 일단 가장 보수적으로 가는 것이 정도(正道)에서 덜 벗어나는 안전한 접근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한다. 다만 이러한 주기도문 변경에 대해 교회가 나서 상세히 잘 설명해서 교인들이 어리둥절해 하지 않도록 하는 배려를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아래는 올해부터 쓰기로 결의한 개역개정판 주기도문이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가 임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